[UAE 순방 이모저모] 文 회담서 왕세제, 임종석에게 "하우 알 유?"
입력: 2018.03.26 00:00 / 수정: 2018.03.29 14:28

문재인(왼쪽)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왼쪽)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청와대 페이스북

文대통령, 왕세제와 확대·정상 회담, 양국 관계 '격상'키로 합의

[더팩트 | 아부다비(UAE)=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감성 외교'로 한·UAE (아랍에미리트) 간 '관계와 거리'를 좁혔다. 문 대통령은 UAE'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마음을 두드렸다. 지난해 말 양국은 '원전 갈등설'이 불거진 바 있다.

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 시각) 낮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실질적 협력관계를 모색했다. 그 결과,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외교·국방(2+2) 차관급 협의체 신설 등 양국 간 대화채널을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 단독·확대 회담 예상 보다 '훌쩍'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의 확대·단독 회담은 당초 각 15분씩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1시간 가량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진회색 정장에 노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고, 모하메드 왕세제는 베이지색 전통 의상을 입었다.

양국 참모들은 정상회담 장소인 대통령궁 마즐리스(영빈관) 앞 복도에 도열해 양 정상을 기다렸다. UAE 측 인사들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마찬가지로 UAE 전통복장 차림이었다.

단독 정상회담 자리에는 우리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배석했으며, UAE 측에서는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배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이후 아부다비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참석자들은 결과에 대해 모두 만족했다. 영어로는 '엑설런트'라는 단어가 나왔고, (회담) 시간에서 알 수 있듯 분위기가 굉장히 흡족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임종석 (왼쪽)대통령 비서실장을 소개하는 데 다른 인사들 보다 오랜 시간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임종석 (왼쪽)대통령 비서실장을 소개하는 데 다른 인사들 보다 오랜 시간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청와대 페이스북

◆ 文대통령, 임종석 소개에 시간 '할애'

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은 서로 양측 인사들을 한명씩 소개했다. 눈길을 끈 인사는 임종석 비서실장이었다. 도열상 3번째에 있던 임 실장을 소개할 때 문 대통령은 다른 인사들 보다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에 파견돼 모하메드 왕세제를 면담한 바 있다.

왕세제도 임 비서실장에게 "안녕하세요"(How are you)라고 안부를 물으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양국 관계에 대한 임 실장의 역할을 칭찬하자, 그는 웃음을 띠며 "별 말씀을요"(My pleasure)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선 "임 실장 특사 파견과 관련해 지난 번에 잡음이 있었으나 두 나라 사이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과 UAE의 국방협력 분야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됐고, 국방 협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 실질 협력 이끌어낸 文대통령의 '화법'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양 정상은 이번 회담으로 기존 원전과 국방뿐 아니라 전반적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교육, 보건, 의료 교육 등) 전면적인 교류 협력을 왕세제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과 관련해 두 정상은 두 나라 사이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동의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두 정상은 앞으로 양국 관계를 지속시키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생길 경우, 임종석 실장과 칼둔 청장 두 사람이 해결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모하메드 왕세제의 환영인사를 받자,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UAE를 방문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작년 6월 왕세제의 전화를 받고 난 이후에 UAE 방문을 정말 학수고대해 왔다"고 화답했다.

회담에서 왕세제는 "UAE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로 추념비를 방문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UAE 모두가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문 대통령이 한 번쯤 사막에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 그런 말씀도 UAE를 이해하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기뻤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왕세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 대통령은 "사정이 허락한다면 사막 베두인(아랍 유목민) 문화도 체험하고 싶다"고 답했다.

◆ 오찬 메뉴는 '낙타요리'…경제인 배려 눈길

모하메드 왕세제 주최로 열린 공식 오찬 메인 메뉴로는 전통식 낙타요리가 준비됐다./청와대 제공
모하메드 왕세제 주최로 열린 공식 오찬 메인 메뉴로는 전통식 낙타요리가 준비됐다./청와대 제공

이날 왕세제 주최로 마련된 공식 오찬 메인 메뉴는 전통식 낙타요리였다. 이와 함께 전채요리와 샐러드, 계절과일 등 디저트 등이 준비됐다. UAE 국민이 '국부(나라 아버지)'로 존경하는 초대 대통령 고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 하얀의 어록을 딴 노래들이 전통 악기로 연주됐다.

오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부회장 등 경제인 14명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오찬 공간이 비좁아서 원래 경제인들은 따로 하기로 했는데, 저희 쪽이 요청해서 같이 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했더니, 오찬 직전에 바뀌어서 좁더라도 왕세제와 같이 하는 방안으로 하자 해서 경제인들도 다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6일엔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우리 기업이 UAE 현지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한다. 이날 저녁에는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행사에 참석한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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