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순방취재기] '플래카드에 택시까지' 文대통령-박항서 '인기만점'
입력: 2018.03.24 00:05 / 수정: 2018.03.24 00:05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 첫날인 22일 박항서 축구대표팀을 만나 격려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축구대표팀 훈련장에서 박 감독과 악수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 첫날인 22일 박항서 축구대표팀을 만나 격려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축구대표팀 훈련장에서 박 감독과 악수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부터 5박 7일간 베트남·UAE(아랍에미리트)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올해 첫 해외순방입니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와 중동 전략의 거점 국가를 방문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입니다. <더팩트>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취재기로 풀어서 전합니다.

文대통령 순방 첫날, 한·베트남 '우정과 협력' 강조

[더팩트 | 베트남(하노이)=오경희 기자] '항서~항서~항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컬링 신화'가 있다면, 베트남엔 '항서 매직'이 있다. 스킵 김은정이 '영미~영미~'를 외친다면, 베트남 국민들은 '항서~항서'를 연호한다.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월 U23 AFC 챔피언십에서 기적 같은 준우승을 이뤘다. 축구 변방인 베트남은 그를 '갓항서''베트남의 히딩크'라며 '국민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22일 베트남 순방 첫 일정으로 박 감독을 만나러 한달음에 달려갔다. 박 감독의 인기 만큼, 이곳 베트남은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거점이자 수교 25주년을 맞는 베트남과의 '우정과 협력'을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합니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향하는 길 고층빌딩 건물 입구에 내걸린 문재인 대통령 환영 플래카드(위)와 베트남 거리 전경./하노이=오경희 기자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향하는 길 고층빌딩 건물 입구에 내걸린 문재인 대통령 환영 플래카드(위)와 베트남 거리 전경./하노이=오경희 기자

대통령 전용기는 이날 낮 12시 50분께(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베트남과 한국 간 비행거리는 약 5시간·2704 km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트랩을 통해 내려왔고, 베트남 측 정부관계자들이 영접했다. 도열한 의장대 사열과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국빈방문'을 시작했다.

순방 취재기자단은 현지 버스에 곧바로 탑승했다. 프레스센터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현지 기온은 21도입니다"란 기내방송이 피부로 와닿는다. 전날 국내엔 눈날씨로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쳤다. 베트남 날씨는 낮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웠다. 입었던 겉옷을 벗으며, 순방 일정을 되새겼다. 버스 내엔 모기들이 극성이다. 때마침 외교부에선 '지카바이러스 주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베트남 도로를 달리는 버스 창 밖으로 오토바이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은 '국민 수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의 건축양식도 특이하다. 이미 베트남을 경험한 한 선배는 "베트남은 차가 있으면 중산층 이상 정도"라고 귀띔했다.

프레스센터에 다다를 무렵, 고층 빌딩 입구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합니다'란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이전 뉴욕과 중국 순방에선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거리가 제법 가깝게 느껴졌다. 몇몇 기자들은 휴대전화로 상황을 기록했다.

◆ 한국 기업 진출 '눈길'…현지 언론, 文대통령 방문 생중계

현지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생중계해 눈길을 끌었다./현지 언론 보도 캡처
현지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생중계해 눈길을 끌었다./현지 언론 보도 캡처

숙소 겸 프레스센터는 고층빌딩이 몰려 있는 하노이 중심지 호텔에 마련됐다. 우리 기업들의 로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아세안 국가를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교역액 1위(42.9%), 투자액 1위(42.6%), 인적교류 1위(28.7%),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1위(4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유수 기업이 베트남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시각 문 대통령은 박항서 감독을 만나러 축구대표팀 훈련장으로 향했다. 순방 취재 역시 풀(pool)제로 운영된다. 2~3인씩 조를 짜 일정을 동행 취재한다. 문 대통령은 박 감독을 만나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훈련장 주변에도 환영 플래카드가 있었다. 베트남의 한 방송국은 문 대통령 내외의 방문 행사를 생중계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대통령 방문 직전 취재진에게 "대통령께서 직접 방문해 주신 것을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문 대통령이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베트남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문 대통령의 '세심한 구상'이 반영된 것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 택시 차량에도 박항서 얼굴…동포간담회 '신의현 선수 부부' 참석

현지에서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의 인기가 뜨겁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시내 거리 택시에 박힌 박항서 감독의 얼굴과 22일 저녁 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동포간담회 현장 모습./오경희 기자, 청와대 제공
현지에서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의 인기가 뜨겁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시내 거리 택시에 박힌 박항서 감독의 얼굴과 22일 저녁 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동포간담회 현장 모습./오경희 기자, 청와대 제공

박 감독은 이날 저녁 동포간담회에도 자리했다. 여담이지만, 만찬이 열리기 전 호텔 밖 거리에선 박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택시엔 박 감독의 얼굴과 함께 'I Llike k food'라고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동포 400여명을 하노이 시내 한 호텔로 초청했다. 간담회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로 문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패럴림픽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신의현 선수 부부도 자리해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동포들에게 "한국과 베트남은 이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가 됐다"며 "여기까지 오기까지 여러분의 기여가 정말 컸다. 한 분 한 분이 경제, 문화, 교육,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며 "양국민을 하나로 묶는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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