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순방취재기] "文대통령-여사님, 공군1호기 기장입니다"
입력: 2018.03.23 05:00 / 수정: 2018.03.23 14:08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베트남 순방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당시 문 대통령이 기장과 악수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베트남 순방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당시 문 대통령이 기장과 악수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부터 5박 7일간 베트남·UAE(아랍에미리트)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올해 첫 해외순방입니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와 중동 전략의 거점 국가를 방문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입니다. <더팩트>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취재기로 풀어서 전합니다.

[더팩트 | 베트남(하노이)=오경희 기자] "대통령님, 여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공군 1호기 기장 OOO입니다. 잠시 후 이륙하겠습니다."

22일 오전 10시께(한국 시각)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보잉 747-400)'에서 기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아, 드디어 탔구나'. 뉴욕과 중국 등 순방 동행 취재 세 번 만에 첫 전용기 탑승이다. 이날 행선지는 베트남 하노이다.

'하늘 위의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는 어떤 모습일까. 탑승 전부터 '뭔가 특별할 것 같은' 환상이 있었다. 그리고 '실체'를 확인한 순간이다.

◆ '코드 원'을 '영접(?)'하러 가는 길

사진은 지난 21일 내용물 사전 점검을 위해 수하물을 미리 받은 춘추관 전경./오경희 기자
사진은 지난 21일 내용물 사전 점검을 위해 수하물을 미리 받은 춘추관 전경./오경희 기자

설렜다. '코드 원(Code 1, 대통령을 의미)'을 만나는 날이다. 오전 6시 30분께 집을 나섰다. 양손은 가볍다. 출장짐(캐리어)을 끌고다녔던 민항기와 달리 전용기는 전날 수하물을 일괄적으로 부쳤다. 내용물 사전 점검을 위해서다. 오전 7시 20분, 순방 취재기자단은 춘추관에 삼삼오오 모여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전용기)는 1시간여 거리인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대기 중이었다. 버스 안은 아들딸, 부모님 등 가족들에게 출국 인사를 하는 목소리, 베트남 날씨, 당일 발표될 개헌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코드 원'을 떠올리며 기대에 부풀었지만, 마음과 어깨는 무거웠다. 전용기 등 순방비용은 언론사 개별 부담이다.

◆ 마약탐지견까지 '이중삼중' 검문

출국 절차는 민항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검문 검색이 좀 더 철저했다. 오전 8시 20분께 버스는 서울공항에 멈춰 섰다. 검색대를 거친 뒤에도 개별 '백팩' 등 짐을 별도로 점검했다. 마약탐지견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검문 시간 동안 공항 내부 대기실에서 간단한 음료와 빵, 도시락 등을 먹으며 대기했다.

20여분 뒤,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었다. 문 대통령의 순방 때마다 환송을 해왔다. 그는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 눈앞에 마주한 '실물'…승무원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당시 전용기 조정석에서 운행 일정 브리핑을 듣는 주영훈 경호실장./청와대 페이스북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할 당시 전용기 조정석에서 운행 일정 브리핑을 듣는 주영훈 경호실장./청와대 페이스북

오전 9시께, 전용기로 이동했다. 드넓은 공간에 '대한민국, KOREA'라고 적힌 전용기가 서 있다. 순방을 실감했다. 흔치 않은 기회에 몇몇 기자들은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렀다. 이름과 사진이 박힌 프레스(PRESS)증을 확인받은 뒤, 내부로 들어갔다.

"크게 다를 게 없네?" 첫인상은 그랬다. '코드 원'은 대한항공과 임차 계약(2020년 3월까지)을 맺고 빌려 쓰는 전세기다. 일반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처럼 한 열이 3-4-3개 좌석 배열로 돼 있었다. 취재기자들이 제일 앞쪽에 앉고 방송 카메라 기자, 신문 카메라 기자 순으로 앉는다. 기자석은 80석 규모다. 내부는 보안상 촬영을 할 수 없다. 한 행정관은 "개인 소장으로만 찍어서 간직할 수는 있다"고 귀띔했다.

기자석 앞에는 기자간담회를 위한 작은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뒤편에도 회의 테이블이 있다. 기자석 뒤로는 주방과 창고, 기타 수행원석이 있다. 대통령 전용공간과 회의실, 공식 수행원들의 좌석은 보안구역으로 분류돼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눈길을 끈 점은 대한항공 소속 여승무원과 공군에서 선발한 여군이 기자들을 맞았다. 여군들은 정복을 입었다.

◆ 5시간 만에 착륙…강행군 '스타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2일 오후 1시께(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 내외가 손을 흔드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2일 오후 1시께(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 내외가 손을 흔드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전용차를 타고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송 나온 이들과 악수한 뒤 전용기 앞쪽에 마련된 트랩을 통해 비행기에 올랐다. 전용기는 오전 10시 20분께 이륙했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동안 한식과 양식 등 기내식도 제공됐다.

그리고, 약 5시간 뒤(약 2704 km)인 오후 1시께(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강행군'의 막이 오른 셈이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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