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나경원 "누가 서울시장 나가겠나? 홍준표 혼자선 안 돼" <하>
입력: 2018.03.23 05:00 / 수정: 2018.03.23 05:00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재 당내 상황에서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겠느냐고 말했다. 나 의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문병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재 당내 상황에서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겠느냐고 말했다. 나 의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문병희 기자

☞상편에서 계속

"미투 운동, 선거에 이용돼선 안돼… 본질 퇴색될 수 있어"

[더팩트ㅣ국회=이철영·이원석 기자] "홍준표 대표의 얼굴만으론 한계가 있다. 당 내외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오는 6월 지방선거 관련 이야기를 묻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의 표정에서 최근 그가 지방선거에 대해 여러 걱정과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얼마 전 한국당에 입당해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배현진 전 MBC 앵커에 대해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환영"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모든 자리에 있어서 전략공천은 반대한다. 자칫하면 사당화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큰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는 정치권 미투(#Me too)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선거에 이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투 운동의 본질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덧붙였다.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다. 한국당은 그 어느 때보다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제1 야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팩트>는 지난 1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나 의원을 만나 홍 대표 체제와 지방선거에 대해 약 40분간 들어봤다. 4선의 나 의원은 당 중진답게 당 내외 여러 정치 현안들에 대해 분명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대해 묻자 홍준표 대표의 얼굴만으론 한계가 있다. 당 내외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나 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대해 묻자 "홍준표 대표의 얼굴만으론 한계가 있다. 당 내외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등 정치권에서도 '미투'(#Me too)가 계속 터지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미투 운동이 선거에 이용되는 듯한 모양새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저는 솔직히 미투 운동을 여·야, 보수·진보의 논리로 말해선 안 된다고 본다. 사실 진보 인사들이 많이 관여가 됐고 '운동권의 문화다' 이런 저런 여러 얘기들도 나오지만, 이제 그런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옳지 않다. 저는 일부러 안 전 지사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않았다. 그러면 미투 운동의 본질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선거에 이용돼선 안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사회 전반에 퍼진 갑질, 권력 문화 때문이라고 본다. 이번을 계기로 잘못된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돼야 한다.

나경원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며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병희 기자
나경원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며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병희 기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했다.

최근 미투 운동을 보니 업무상 고용 또는 보호 관계에 있는 경우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대중문화 예술법에 있긴 하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하더라. 업무상 고용 보호 관계라는 개념이 고용 혹은 보호 관계에서만 한정되다 보니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고용 관계, 보호 관계가 아니더라도 그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자기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가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이윤택 같은 경우다.

-당내 얘기를 좀 듣고 싶다. 얼마 전 한국당에서 배현진 전 MBC 앵커를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새로운 인물에 대해 영입하는 것은 환영이다. 그러나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자리에 있어서 전략공천에 반대한다.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사당화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나경원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이 어차피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지 않나라고 얘기하는 표정에서 씁쓸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문병희 기자
나경원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이 어차피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지 않나"라고 얘기하는 표정에서 씁쓸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문병희 기자

-계속해서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다. 나갈 건가.

생각 없다. 어차피 당이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갈 수 있겠나. 그리고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낙선이 뻔해 보이는 것 아닌가.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온다.

홍 대표의 얼굴만으론 한계가 있다. 당의 얼굴을 다양화하고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본다. 당 대표가 혼자 선대위원장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당 내외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같이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하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 대북 관계 및 북미 대화도 이뤄질 예정이다.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경험에 비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과정에서 원칙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화의 가장 중요한 원칙, 목표는 비핵화다. 그 궁극적 목표를 잊어선 안 된다. 또한 말 뿐인 약속만 남겨선 안 된다. 이전에도 수없이 대화를 했다가도 결과는 약속이 안 지켜졌던 예가 너무 많다.

약속 이행 담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미 대화 사이에서 한국이 패싱(passing)되지 않아야 한다. 그저 미국이 만족할 정도의 핵실험 중단이라든지 이런 결과가 되선 안 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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