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눈물의 삭발 결의 청소년들…"만18세 이하로 선거연령 낮춰라!"
입력: 2018.03.22 13:55 / 수정: 2018.03.22 13:55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4월 국회에서 청소년 참정권 통과시키고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참정권이 없다는 것은 모든 사회 구성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앳된 모습의 김윤송(15) 양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울분에 찬 목소리로 "지금의 이 법(공직선거법)은, 청소년과 비청소년을 계속해서 분리하고 권력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양은 "청소년이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은 어른이라는 권력으로 청소년에게 행사하고 있는 폭력"이라며 "저에게 참정권 박탈은 당장 일상에서 피부로 와닿을 폭력과 직결된 문제다. 청소년들에게 참정권 문제는 너무나도 절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30여 명의 청소년(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이 국회 앞으로 뛰쳐나왔다. 국회에 만 18세 이하로 선거연령을 낮춰달라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권은 만 19세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 계류하고 있다.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김정민(17) 양은 청소년들의 선거권 연령을 하향해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 "저는 감정이 있고 생각하는 독립된 인격체"라며 "나중이 아닌 지금 존중받고자 독립된 인격체로서 참정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1980년에 국회 안에서 18세 선거연령 하향이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38년이나 지났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면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해 수많은 청소년이 촛불을 들었던 때가 바로 작년이다. 청소년 참정권을 확대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가 언젠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권리모(15) 양은 "청소년 참정권은 '당신들에게도 있으니 우리도 달라'는 단순한 부탁이 아니"라며 "청소년 또한 시민이기에 시민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권 양은 "만 18세 선거권으로 인한 변화가 당장은 미미한 변화라 생각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더욱 인간적인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뜻에서 자발적으로 삭발했다. 애써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던 김윤송 양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청소년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도 눈시울을 붉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정치권도 청소년의 외침에 응답했다. 자리에 참석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역사의 앞에 서 있는 선배로서 참으로 참담하고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민주당은 4월 국회에서 18세 청소년들에게 투표권을 주고 6월 지방선거에서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18세 청소년은 결혼과 공무원이 될 수 있고, 군대에 갈 수도 있다"며 "그런데 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거권 18세 인하'는 우리 당의 중점추진법안"이라며 "다른 당이 협조해준다면 3월 국회에서 당장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의 만18세 이하 선거 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임세준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데 동의하는 대신 초등학교 입학을 7살로 낮추는 학제개편을 조건으로 단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왜 고등학생들에게 투표권 안 주나. 한국당에 불리해서냐?"며 "그러면 한국당이 한국을 떠나라. 그러면 해결될 문제 아니냐. 학제변경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촛불청소년인권제정연대는 4월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농성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개헌안을 공개했다. 선거 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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