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文대통령, '개헌안 발의'할까…'어떤 내용' 담겼나
입력: 2018.03.13 05:00 / 수정: 2018.03.13 09:56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개헌안 초안을 보고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제45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청와대 제공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개헌안 초안을 보고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제45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청와대 제공

국민헌법자문특위, 13일 文대통령에 자문안 보고…4년 연임제 등 포함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개헌안을 '직접 발의'할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국민헌법자문특위(이하 자문위)는 13일 개헌안 초안(자문위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께 개헌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관건은 '국회 개헌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5일 "국회 개헌 합의만을 바라보며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며 정책기획위에 "대통령 개헌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자문특위 구성은 이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여야는 여전히 개헌 내용은 물론 시기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칼(개헌안 발의권 발동)'을 빼들지 주목된다.

◆ 靑 "개헌안 '(국회) 제출'에 무게…'발의' 가능성은?

청와대는 '3월 21일'로 데드라인을 잡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21일이 국회의 60일간 심의기간과 국민투표(18일)를 보장하는 날짜"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초 자문위는 개헌안 발의 시점을 오는 '3월 20일께'로 제시했다. 자문위가 제시한 개헌 스케줄은 국회 논의기간(최장 60일), 투표 준비기간 등을 고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2월 말 여야 합의·3월 말 발의·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대선 공약)'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헌법 128조∼130조는 헌법개정 절차와 관련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를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개헌안 20일 이상 공고'→'개헌안 공고된 일로부터 국회의결 60일이내' →'국회가 의결한 후 30일 이내 국민투표' 절차를 거친다. 발의 데드라인은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일을 기준으로 역산해 나왔다.

사진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는 모습./오경희 기자
사진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는 모습./오경희 기자

다만, 문 대통령은 '국회 개헌안'을 우선한다는 뜻을 밝혀 왔다. 지난 7일 여야 대표들과 회동에서 "국회가 필요한 시기까지 개헌안을 발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지방선거를 놓치면 개헌의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 국회가 좀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국민투표로 가기 위해서라도 국회 가결이 필요하다.

◆ 여야 옥신각신…靑, 공식 발의 시기 늦출 가능성도

자유한국당은 정부 개헌안 마련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개헌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자유한국당은 정부 개헌안 마련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개헌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그러나 여야의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의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권력 구조 개편 또한 정부여당과 생각이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중심제인 '4년 중임제(4년 임기 마친 뒤 재도전 가능)'를 내세운 반면 한국당은 '이원집정부제(외치는 대통령, 내치는 총리)'를 주장한다.

자문위에서 현재 검토된 주요내용은 ▲기본권 향상 ▲4년 연임(4년 연이어 연임) 대통령제 ▲대선 결선투표 도입 ▲예산법률주의 강화 ▲지방분권 ▲수도이전 명기 등이다. 감사원을 독립기구화 하는 방안과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제한 방안 등도 담길 예정이며, 헌법 전문에는 5·18 민주화 운동과, 1987년 개헌의 토대가 된 6·10 민주화 항쟁 정신 계승 조항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자문위안이 바로 정부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 개헌안을 오는 21일 발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결 가능성이 높다. 개헌안은 국회의원 재적(300명, 현재는 293명)의 3분의 2 이상인 196명의 찬성을 얻어야 국회를 통과하며,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정부 개헌안 공식 발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의 모습./청와대 제공
정부 개헌안 공식 발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의 모습./청와대 제공

현재 한국당 의석 (116석)만으로 개헌 저지선(국회의원 3분의 1·현재 98석)을 넘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1석, 국민의당(21석)과 바른정당(9석)이 합당한 바른미래당 30석, 합당에 반대한 의원들의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대한애국당 1석이다. 무소속 의원은 모두 4명이다. 한국당은 오는 20일 자체 개헌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 개헌안 공식 발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발의 일정은 아직 안 나왔다"면서 "발의한 뒤 60일 내에 국회에서 처리를 해야 한다는 건데 60일이 의무 규정은 아니다. 40일도, 50일도 가능하니 시간은 더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청와대는 정부안을 발의한 이후라도 여야가 개헌에 합의하면, 정부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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