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정봉주 성추행 의혹, 다른 미투 폭로와 다른 전개
입력: 2018.03.13 00:00 / 수정: 2018.03.13 00:00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정봉주, 프레시안 보도 조목조목 반박…프레시안 "정 전 의원 측근, 2011년 12월 23일 L 호텔 갔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A 씨와 단둘이 만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보도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정면 반박했다.

온라인매체 '프레시안'은 지난 7일 2011년 12월 23일 호텔 카페 룸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A 씨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후 성추행을 당한 일자를 착각했을 수 있다며 추행한 날짜가 12월 24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가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날짜 변동을 문제 삼았다. 우선 "프레시안의 기사에는 A 씨가 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일시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고, 그나마도 자꾸 변경돼 언제 성추행이 있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보도 내용에 '차를 마시자고 했다'고 보도된 것으로 보아 프레시안이 말하는 사건 일시는 서울 여의도 L호텔 레스토랑에서 티타임시간으로 운영하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정 전 의원의 주장은 2011년 12월 23일이든, 24일이든 A 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정 전 의원은 그 시간대 전후의 행적을 세세히 공개했다. 12일 기자회견문에 담은 그의 행적의 큰 틀은 이와 같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2011년 12월 23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명진 스님을 만났다. 오후 3시 54분에 명진 스님과 찍은 사진이 있다. 이른 저녁 무렵 명진 스님과 헤어진 뒤 '나는 꼼수다' 멤버들과 함께 고기를 먹으러 갔다. 혼자서 L호텔에 다녀올 상황이 아니고, 이동한 사실도 없다."

"24일에는 오전에 배우 문성근 씨와 '나꼼수' 멤버들 및 보좌진, 일부 지지자들과 문익환 목사 묘소를 참배했다. 이후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아내와 커피를 마시고,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담당자와 수감 이후 대책을 논의한 뒤 '미권스' 회원들과 자택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었다."

정 전 의원의 행적은 A 씨와 애초 만날 수도 없고, 또 자신은 지인들과 함께 있었으니 증인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의 무책임한 허위보도로 인해 정치적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한다. 만약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다면 프레시안을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정 전 의원의 성추행 '미투' 폭로는 다른 미투 폭로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자신의 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또 다른 미투 폭로에 대한 여론과 다른 분위기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여론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쏠린다.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포털사이트의 누리꾼들은 "A 씨의 신원을 밝혀라" "빨리 반박기사 내라" "시간이 흐르면 진실은 밝혀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프레시안 조합원이라고 주장한 이는 A 씨의 주장을 담아 기사를 쓴 서어리 기자에게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일부 누리꾼들은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한 누리꾼(네이버 아이디 dusf****)은 "네이버에 정봉주가 검색어에 안 올라오는 것은 조작이 있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네이트 아이디 terr****)은 "특종에 눈이 멀어 날조했네. 누구의 사주를 받았을까"라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프레시안은 12일 오후 정 전 의원과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했던 과거 한 측근이 "당시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오후 1~2시께 L호텔에 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추가 보도했다. 아울러 정 전 의원이 이 같은 증언에도 사실 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미투 폭로와 달리 정 전 의원과 프레시안의 공방이 장기전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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