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는 12일 자필 편지를 통해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공 |
김지은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33) 씨가 자신과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에 고통을 호소했다. 김 씨는 이른바 지라시로 돌고 있는 내용을 누가 만들어 내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글도 적었다.
안희정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고소한 김 씨는 12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씨는 편지에서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다"고 지라시 등을 통해 알려진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씨는 "그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뿐이었다"면서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일 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
특히 김 씨는 SNS를 통해 자신과 관련해 확산하는 글의 출처가 어딘지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너무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지사는 김 씨의 폭로 다음 날 지사직에서 사퇴했고, 잠적 나흘 만인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9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후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했던 제 참모였다"며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 가지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