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배현진 한국당 입당… MBC 기자 질문하자 황급히 '도망'?
입력: 2018.03.09 13:46 / 수정: 2018.03.09 13:46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입당환영식에서 배 전 앵커 등 입당 인사들과 지도부가 자리를 황급히 떠나고 있다. /여의도=배정한 기자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입당환영식에서 배 전 앵커 등 입당 인사들과 지도부가 자리를 황급히 떠나고 있다. /여의도=배정한 기자

배현진 "8년간 진행한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 주장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출입하는 MBC 기자입니다."

질문을 하라던 이들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건 반대 당사자니까…"라며 회견장을 떠났다. 그 뒤로 배현진 전 MBC 앵커도 따라 나갔다. 조금 전까지 평온했던 기자회견장이 순간 술렁였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선 배 전 앵커, 길환영 전 KBS 사장,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에 대한 입당환영식이 열렸다. 특히 MBC에 사표를 제출한 직후 입당이 결정된 배 전 앵커의 입당은 정치권의 가장 큰 화제였다. 많은 기자들이 회견장에 몰려 회견장은 북적였다.

배 전 앵커는 지난 2012년 MBC 장기파업 당시 파업 철회를 선택했고, 이후 앵커 자리를 지켰다. 그는 MBC 노조의 '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파업 이후 MBC 사장이 교체됐고 배 전 앵커는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런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MBC를 그만두고 한국당에 입당을 결정한 것이었다.

(왼쪽부터) 길영환 전 KBS 사장,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배현진 전 MBC 앵커,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왼쪽부터) 길영환 전 KBS 사장,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배현진 전 MBC 앵커,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홍 대표와 함께 입장하는 배 전 앵커는 단연 눈에 띄었다. 이날 참석자 중 '홍일점'이었으며 홍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길 전 사장, 송 전 차관은 모두 짙은 양복에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맸지만 배 전 앵커는 옅은 회색의 정장을 입어 더 튀었다.

배 전 앵커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2년 파업 철회를 해야 했던 심경을 전하며 "이후 전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 받았고 약 3달 전 정식 인사 통보를 받지 못한 채 8년간 진행한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말을 이어가던 배 전 앵커는 순간 '울컥'하며 감정이 올라온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입당 결정 이유에 대해선 "MBC 등이 진정한 국민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본인 소신을 따른 대가로 사회에서 불이익받고 차별받는 일이 앞으로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취재진은 홍 대표 등 지도부가 입당 환영식을 마치려 하자 입당 당사자들에 대한 질의응답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기자들을 바라보며 "못된 질문 하려는 것 아니냐"며 경계했다.

배현진 전 앵커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배현진 전 앵커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첫번째 질문은 배 전 앵커의 송파을 재보궐 선거 출마설에 대한 것이었다. 한 기자가 묻자 배 전 앵커가 직접 답했다.

답변이 끝나자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기자는 "저는 한국당에 출입하는 MBC 기자"라고 본인의 소속을 설명했다. 기자가 본격적으로 질문을 시작하려 하자 곧 약간의 기현상(?)이 벌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질문을 듣고 있던 홍 대표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그건 반대 당사자니까…"라고 말을 흐리며 회견장을 떠났다. 당 관계자들은 배 전 앵커 등 입당 인사들도 일으켜 내보냈다. 매우 다급해 보였다.

MBC 기자는 "저는 여기 출입하는 정식 기자다. 뭐하시는 거냐"고 따졌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미 한 번 질문했다"며 질문을 '봉쇄'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언성은 더 높아졌다. 기자들은 "여기 있는 기자들 다 무시하시는 거냐.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정색'했다. 그는 "입당환영식을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며 기자들을 탓했다. 이미 홍 대표와 배 전 앵커 등은 사라진 뒤였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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