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하고 오는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인 서울시 송파을에 전략공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
"배현진 전 아나운서는 현 정권 언론탄압의 당사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한국당은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인 서울시 송파(을)에 배 전 아나운서를 전략공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노컷뉴스는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를 통해 배 전 아나운서 영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 차원에서 배 아나운서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영입 시 서울 송파을 지역구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전 아나운서의 한국당 입당은 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 조용히 추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와 전화 통화한 한국당 관계자는 "배 전 아나운서가 송파을에 나가는 것 같다"며 "내일(9일) 오전 10시에 입당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입당할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10년부터 MBC 뉴스데스크를 7년 동안 진행하다 최근 퇴사했다. 다만,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12년 총파업 참여를 번복하면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배 전 아나운서의 이런 태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한국당은 배 전 아나운서의 이런 이력을 상당히 높게 사고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피해자라는 프레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12년 총파업 당시 참여를 번복하면서 '변절자'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해 12월 해직 시사교양 PD 출신으로 MBC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한 직후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했고, '편집 1센터'에서 '뉴스데스크 편집부'로 소속을 변경해오다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을 주장해온 한국당은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영입하고 "언론탄압 당사자"라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0일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공영방송장악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
한국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지속해서 문제 삼아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문제 삼으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한국당은 "한국당이 임명했던 방문진 이사들의 자리에 민주당 추천 인사가 선임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문제를 지적해온 한국당 입장에서 MBC 신임 사장 취임 후 퇴사를 결정한 배 전 아나운서가 제격이다. 배 전 아나운서를 영입한 한국당의 의도는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 프레임을 부각하기에 적격으로 보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 한 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 전 아나운서는 현 정권 언론탄압의 당사자다.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명확하게 드러낼 테마 공천"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을 뒷받침한다.
배 전 아나운서 한국당 입당과 송파을 전략공천 소식에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적폐가 적폐 본진으로 돌아가는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며 "두 사람의 면면을 이미 국민들께서 잘 알고 계셔서 더 언급하지 않겠다. 자숙해야 마땅한 사람들이 정치권 입성으로 인생역전 해보겠다는 처신에 매우 아쉽다"고 비판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9일 한국당에서 입당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배 전 아나운서의 한국당 입당과 송파을 전략공천을 바라보는 시선은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한국당의 배 전 아나운서 영입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배 전 아나운서가 정치인 변신에 성공해 MBC에 칼날을 겨냥할지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