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與, '북풍 몰이' 한국당에 '친일' 역공 맞불?
입력: 2018.03.03 05:00 / 수정: 2018.03.12 10:20
6·13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김영철 방남으로 공세를 펼치는 자유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모양새다. 사진은 민주당 추미애(왼쪽)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더팩트 DB
6·13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김영철 방남'으로 공세를 펼치는 자유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모양새다. 사진은 민주당 추미애(왼쪽)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더팩트 DB

홍준표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정서법 옳지 않다"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선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한 변화다.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한 여야의 셈법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모양새다.

발단은 자유한국당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비슷한 반응을 내놓은 것에서 비롯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이는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일 합의에 반(反)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일 합의에 따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를 상징하는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등 한일 합의 이후 줄곧 '할 건 다 했다'는 자세를 유지해왔다.

사진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제 99주년 삼일절을 맞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독립문으로 행진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사진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제 99주년 삼일절을 맞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독립문으로 행진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대일(對日) 외교를 지적함과 동시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는 점을 동시에 비판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일본과 국제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꺼낸 강경책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며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북핵 문제 등 북한과 관련해 직접 거론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평화공동체 등을 거론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는 대북 저자세에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일본 정부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대표는 2일 "한국당은 일본을 옹호하고 궤를 같이하는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명색이 제1야당이 대한민국 역사의 유구함을 외면한 채 국민이 아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는 참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의 "일본 입장 대변" 발언은 한국당의 '평양올림픽' '김영철 방남' 등 색깔론 공세를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친일(親日)로 역공을 가한 셈이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자유한국당의 북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남 규탄대회 당시 홍준표(맨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대표가 구호를 외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사진은 지난달 26일 자유한국당의 북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남 규탄대회 당시 홍준표(맨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대표가 구호를 외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민주당과 한국당의 '친일' '친북' 공방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통상압박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여야 간 설전이 오갔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안보와 경제 동맹은 같이 가야 한다는 우려가 크다. 왜 노력을 하지 않나. 친북 정부라서 그러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을 친일파 정당이라고 하면 좋겠냐"고 응수했다.

한국당으로서는 민주당의 친일 프레임이 반가울 리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당은 과거부터 자당 의원들을 둘러싼 친일 행보가 도마에 오르며 국민에게 비판받은바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지난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거센 비난이 일자 "행사 내용을 모르고 참석했다"고 해명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친일' '저자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홍준표 대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고개를 깊이 숙이며 인사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특히 아베 총리가 꼿꼿이 서서 내려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굴욕'이라는 비난도 거셌다. 홍 대표는 "의례적인 목례"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목례해 논란에 일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목례해 논란에 일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민주당은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는 일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점에 비춰 친일 프레임으로 '북풍 몰이'를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풍'의 맞대응 카드로 '친일'을 꺼내 들어 지지층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국회에서 '일본어'를 사용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달 27일 이은재 한국당 의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겐세이'(けんせい·견제)라는 일본어를 사용, 국회의원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 대표가 '겐세이' 발언 비난에 대해 "세계화 시대에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정서법도 옳지 않다"고 견해를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이 '친일' 공세로 주도권을 쥐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정정보도문>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3월 3일 <與, '북풍 몰이' 한국당에 '친일' 역공 맞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지난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거센 비난이 일자 "행사 내용을 모르고 참석했다"고 해명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은 2004년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의 내용을 현장에서 파악하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음이 분명히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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