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이은재 '겐세이' 논란은 어쩌다 이렇게 커졌나
입력: 2018.02.28 16:16 / 수정: 2018.02.28 18:10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겐세이라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이 의원이 교문위에서 질의하는 모습. /이효균 기자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겐세이'라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이 의원이 교문위에서 질의하는 모습. /이효균 기자

평소 잦은 '막말' 억지스러운 '질의' 논란 단골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겐세이(けんせい)'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겐세이'는 '견제'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로 주로 당구에서 은어로 쓰인다.

이 의원은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지금 겐세이 놓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유 위원장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의하는 이 의원의 태도와 관련해 "제가 보니 이 의원의 질의가 과했다"라고 지적하자 반발한 것이었다.

김 장관을 한참 꾸짖던 이 의원은 고개를 유 위원장에게로 돌리더니 "뭐가 과하냐. 편향적인 사회를 보지 마라. 중간에서 지금 겐세이 놓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방해를 하냐는 발언이었지만, '겐세이'라는 일본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겐세이를 놓다'는 말은 '방해하다', '견제하다', '막는다'와 같은 말로 당구에선 상대편의 공으로 인해 점수를 내기 어렵게 된 상태를 얘기한다. 다만 이는 일제강점기 잔재 어휘로 당구 협회에서도 최근에는 '수비'와 같은 표현으로 순화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의원의 '겐세이' 발언은 28일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오전부터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도 상위권에 올랐다.

사실 이 의원이 '말'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전에도 상임위에서의 잦은 막말과 태도 논란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다. '사퇴하세요!'라는 명대사(?)도 이 의원의 것이다.

이 의원은 잦은 막말과 억지스러운 태도로 여러 번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사진은 과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질의하는 이 의원. /이효균 기자
이 의원은 잦은 막말과 억지스러운 태도로 여러 번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사진은 과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질의하는 이 의원. /이효균 기자

그는 질의할 때 매우 공격적이기로 유명하다. 그 공격이 다소 억지스러울 때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의 'MS오피스 수의 계약' 언쟁이 대표적이다. 상대방의 해명과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고 무조건 비판을 하다가 논란이 된 셈이었다.

이번 겐세이 논란도 마찬가지다. 강남 지역 집값 폭등을 얘기하다 김 장관의 주택을 문제 삼는 전개는 다소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는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무엇보다도 '겐세이'를 말하는 이 의원의 모습에서 '사퇴하세요'를 외치던 과거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결국, 겐세이 논란은 이번 일만을 두고 일어난 단편적인 논란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어져 온 이 의원의 평소 발언 습관과 태도에 대한 총체적 논란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의원 입으로부터 나온 한 단어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논란으로 번지게 된 이유다.

한편 유 위원장은 이 의원의 발언 이후 "3.1절이 내일모레인데 공개회의 석상에서 '겐세이'라는 말을 쓰면서 항의한다는 것은 불경스럽고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앞으로 원만한 진행을 위해 품격을 지키려고 하니 자제해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곧 "과도한 말씀을 했다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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