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경호원 부르겠다" vs "불러라"… 난장판 된 국회 운영위
입력: 2018.02.23 18:17 / 수정: 2018.02.23 18:17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김성태 국회 운영위원장(가운데)이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 사이에도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김성태 국회 운영위원장(가운데)이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 사이에도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김성태 "임종석 靑 비서실장 출석해야"… 민주·정의당 "독선적 의사진행 규탄"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경호원을 부르겠다.", "불러라."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난장판'이 벌어졌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 방한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와 관련 이견차 때문이었다.

김영철의 방한을 강력 반대하는 야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여당은 협조하지 않았다. 결국 분위기가 험악해지다가 여당 의원들과 김성태 운영위원장 간의 몸싸움이 벌어질 뻔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열린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어제 제가 임 비서실장에게 오늘 국회운영위가 소집돼 있으니 참석해서 김영철의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 건에 대해 청와대, 대통령이 방한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엄청난 국민적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는 사안이라 궁금증을 해소하라고 부르려 했는데 회의 주재가 있어 통화 어렵다며 연락을 줄 것이라고 하더니 이후에 감감무소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 /국회=문병희 기자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 /국회=문병희 기자

김 위원장은 이어 "엄청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소관 상임위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내지 않는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다시 한번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을 오늘 오후 4시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말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 의원들이 격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후 다시 개회한 회의에서 서로의 갈등은 폭발했다. 임 비서실장은 출석에 응하지 않았고 여당 의원들도 불참했다.

김 위원장이 청와대를 비판하면서 임 비서실장의 운영위 출석을 다시 요구하며 잠시 정회하려는 순간,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회의장에 들어섰다. 이들은 김 위원장을 향해 "뭐 하는 거냐", "왜 마음대로 개의하고 정회하냐", "이게 무슨 위원회냐"고 따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김 원내대표 가까이 다가서자 김 원내대표는 "협박하는 건가. 때려라. 때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회의장은 고성, 욕설, 삿대질이 오가며 '난장판'이 됐다가 잠깐 정회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성태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삿대질로 응수하는 김 위원장. /국회=문병희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성태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삿대질로 응수하는 김 위원장. /국회=문병희 기자

약 10분 후 다시 속개된 회의에서도 여야 간의 싸움은 계속됐다.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간사, 한국당 윤재옥 간사와 협의했다며 오는 26일 오후 운영위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처리 안 하냐", "다음 주에 또 싸우자는 이야기냐", "창피하다. 제발 우릴 힘들게 하지 말라", "일 좀 해라"고 따졌다.

김 원내대표는 소란이 계속되자 "이렇게 하면 국회 경호원을 부르겠다"고 엄포를 놨고, 박 수석부대표도 "불러라. 위원장님 필요할 때는 일어나라고 하고 배고프면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어떤 국회가 이러냐"고 받아쳤다. 이는 전날(22일) 김 위원장이 '처벌성'으로 임 비서실장을 일으켜 발언대에 세운 것과 '밥 먹고 하자'며 위원회를 정회시킨 것을 지적한 것이다.

생각에 잠겨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문병희 기자
생각에 잠겨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문병희 기자

이후 김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했다. 산회 후에도 소란은 이어졌고 운영위 소속 민주당, 정의당 의원 일동은 김 원내대표에 대한 규탄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비상식적이고 독선적인 의사진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또한 국회를 파행시켜 법안심사 등 국회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데 대해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제발 정치지도자다운 포용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갖춰서 국회 운영위를 비롯한 여야 관계를 생산적으로 이끌어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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