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북한 노동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의 방한 저지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김세정 인턴기자 |
"지지층 결집·정국 주도권 잡기 의도"
[더팩트ㅣ청와대·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한 저지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것이기 때문인데 실질적으론 지지층 결집과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22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김영철 부위원장을 필두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이후 한국당은 온 전력을 김영철 방한 반대에 쏟고 있다.
한국당은 23일 오전엔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적화통일에 앞장 서 온 정찰총국 책임자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주도한 원흉"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 방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있다. 김영철의 방한을 두고 생각난 말"이라며 "김정은의 남남갈등,한미 이간책동에 부화뇌동 하는 친북 주사파 정권의 최종목표는 결국은 연방제 통일인가"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애초엔 없던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참배 일정을 잡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의 이 같은 행보에 지지층 결집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와 관련 '평양올림픽'이라고 지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번 사안엔 국민적으로 공분을 샀던 천안함 폭침 사태 등이 연계돼 있는 만큼 그 효과 또한 클 것이란 판단을 한국당이 가지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전문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국의 지지층을 가르는 가장 큰 요소가 안보, 즉 남북 관계다. 이 부분은 북한의 민낯을 잘 아는 국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요소인데 한국당이 이것을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지지층 결집으로 연결될 요소가 충분히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정치전문가는 또 "사실 천안함 사태 등은 아직 우리 국민들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번 일로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며 "한국당도 그 사실을 잘 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과잉·보복 수사 중단하라’가 적힌 종이를 자신의 노트북에 붙이고 있다. /문병희 기자 |
아울러 정국 주도권과도 큰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치권은 올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가장 큰 화두인 개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주도의 개헌까지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으로선 정국 주도권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한 것이란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개헌 등 중요 이슈들을 앞둔 가운데 정국 주도권을 갖고 오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김영철 방한이)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23일) 김영철 천안함 폭침 배후설과 관련 "추측은 가능하지만 명확하게 김영철이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