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홍준표 vs 당 중진 '일촉즉발'… '反홍' 다시 결집?
입력: 2018.02.11 05:00 / 수정: 2018.02.11 05: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중진 의원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놓고 일촉즉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병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중진 의원들이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개최를 놓고 '일촉즉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병희 기자

한국당 중진 12명 '최고-중진 연석회의 열자' 요청에… 洪 "어이가 없다" 거부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내 홍준표 대표를 향한 기류가 심상치 않다. 홍준표 대표와 당 중진 의원들이 충돌 직전의 '일촉즉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들이 누적되다 못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습인데 오히려 홍 대표가 이에 강대강으로 대응하면서 추후 더 큰 '반홍'(反 홍준표) 세력의 결집이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8일 강길부·나경원·신상진·심재철·유기준·이주영·정갑윤·정우택·정진석·주호영·한선교·홍문종 의원 등 4선 이상의 중진 의원 12명이 공개적으로 홍 대표에게 "한국당에 대한 민심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중단됐던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하면서다.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 /남윤호 기자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 /남윤호 기자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통상적으로 열려오던 회의였으나 지난해 8월 무렵 이후로 중단됐다. 명단에 포함된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리이나 홍 대표는 열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홍 대표의 행보가 '사당화'를 위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며 "다만, 어쨌든 그걸 문제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중진 의원들은 경륜이 있기 때문에 함께 당을 위해 힘쓰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중진들의 이러한 요청을 딱 잘라 거부했다. 그는 같은 날(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느닷없이 2, 3명이 주동이 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요구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한다"며 "최고 중진회의라는 것은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고 당 대표가 필요 할때 여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또, 명단에 포함된 몇몇 중진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부패로 내사, 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꼴찌하고도 의원들이 왜 그런 결정했는지 반성하지도 않고 나서는 사람, 당이 어려운데도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늬 빼는 사람,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설치는 당"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표가 중진들의 연석회의 요청에 남긴 글.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대표가 중진들의 연석회의 요청에 남긴 글. /페이스북 캡쳐

홍 대표는 다음 날(9일) 아직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또,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중진이라고 하는 4선 의원들 중에는 내가 17대 총선 공천 심사를 하면서 정치 신인으로 영입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정도로 나는 이 당의 정치 대선배"라며 "친박 정권하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역할을 했나. 별다른 역할 없이 선수만 채우지는 않았는지 당을 위해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단 한 번이라도 되돌아본 일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자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라"며 "당에 무엇을 요구하기보다 당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혜택을 받은 여러분들이 당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것인지 먼저 생각하라"고 비판했다. 즉, 연석회의를 열 마음도 없으며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뜻을 직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떠올랐던 '반홍' 세력의 결집이 다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중도 세력을 표방하는 이주영 의원, 나경원 의원 등이 나와 홍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으며 결집한 바 있다.

이주영 의원은 연석회의 요청은 중진 의원들의 당을 향한 충정이다. 이것을 당을 흔들기 위해, 당 대표를 흔들려고 그런 것이라고 평가하면 그건 오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이주영 의원은 "연석회의 요청은 중진 의원들의 당을 향한 충정이다. 이것을 당을 흔들기 위해, 당 대표를 흔들려고 그런 것이라고 평가하면 그건 오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 5선 이주영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연석회의 요청은 중진 의원들의 당을 향한 충정이다. 이것을 당을 흔들기 위해, 당 대표를 흔들려고 그런 것이라고 평가하면 그건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 대표가 SNS를 통해 중진 의원들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선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폄하하고 비방하듯이 하는 것은 당 대표로서 할 언사가 못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분란을 격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조금 더 지켜보면서 의논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켜봐야겠으나 홍 대표의 대응이 지나치다. 중진 의원들도 분란을 일으키려고 의견을 낸 것이 아니다"라며 "중진 의원들을 이렇게 무시하는 대표가 어디있겠나"라고 꼬집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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