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
美 펜스·中 한정 연쇄 접촉, 북미 대화 이끌어 내나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회동 또 회동.'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평창 외교전'에 주력한다. 그야말로 '숨 돌릴 틈'도 없는 강행군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오전 10시 한·스위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오전 11시30분 한·독일 정상회담 및 오찬→오후 2시 30분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접견→오후 4시 한·폴란드 정상회담→오후 6시 30분 미국 펜스 부통령 접견 일정을 이어간다. 전날엔 캐나다 총독과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다자 외교' 무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동시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며 '한반도 운전자론' 사수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전 10시부터 35분간 알랭 베르세(Alain Berset)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문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화해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스위스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1시간 뒤, 프랑크-발터 슈타인 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독일 대통령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슈타인 마이어 대통령과 오전 11시30분부터 약 2시간 40여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비핵화는 나란히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과제는 남북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어떻게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까지 이어가 북미간 대화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대통령과 정삼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청와대 제공 |
관건은 미국과 중국 고위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 대화 국면이 한반도 정세를 어떤 흐름으로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대북 강경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간의 공조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를 타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한정 상무위원 접견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공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지원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적인 비핵화 문제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중국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중국 한정 상무위원과 접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
한정 상무위원은 "한반도 정세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 한‧중 양국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추진하도록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중국 속담에 '삼척 두께의 얼음이 어는 것은 하루의 추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정세가 복잡한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9일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북한 헌법상 최고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도 방남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이번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원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