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홍준표, 'MBN'에 각 세우고 'TV조선' 띄우는 이유는?
입력: 2018.02.07 16:28 / 수정: 2018.02.07 16:28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종합편성채널 MBN과 TV조선을 향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종합편성채널 MBN과 TV조선을 향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홍준표 "어려운 환경에서 공정보도 노력하는 TV조선 응원…파이팅!"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종합편성채널 'MBN'에 대해선 민사소송까지 예고하며 각을 세우고 있는 반면 같은 종편채널인 'TV조선'을 향해선 "파이팅!"까지 외치며 한껏 띄워주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이와 관련 홍 대표가 '편을 나누며 '언론 길들이기'를 하기 위해', 'MBN을 더 압박하기 위해'라는 등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얼마 전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홍 대표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발언을 보도한 MBN에 '취재거부' 및 강경 조치를 취했던 홍 대표는 7일에는 TV조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TV조선 프로가 다양해졌다. 9시 뉴스는 앵커도 훌륭하고 편집도 다양하고 내용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보도하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공정보도에 노력하는 TV조선을 응원한다. TV조선 파이팅!"이라고 했다. MBN과 TV조선을 대하는 홍 대표의 모습이 매우 상반된 모습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SNS에 게시한 글.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SNS에 게시한 글. /페이스북 캡쳐

먼저 그의 이러한 행보는 MBN을 조금 더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TV조선에 대해 '중립적'이다, '공정보도'를 하고 있다는 등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홍 대표가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MBN은 '중립적이지 않다', '공정하지 않은 보도'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대표가 TV조선의 논조가 그나마 현재 종편 중에선 한국당 쪽에 우호적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또한 그런 의미에서 MBN을 한 번 더 치기 위해 TV조선에 '공정하다', '중립적이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같은 종합편성채널인 MBN과 TV조선에 상반적 태도를 보이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의도는 무엇일까. /남용희 기자, MBN·TV조선 로고
같은 종합편성채널인 MBN과 TV조선에 상반적 태도를 보이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의도는 무엇일까. /남용희 기자, MBN·TV조선 로고

또 다른 이유는 '언론 길들이기'의 목적이란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대표는 지금 언론을 두 편으로 나누고 있다. 자기 편과 아닌 편으로 말이다"라며 "MBN은 비판하고 TV조선은 칭찬하고 하는 것은 계속해서 언론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거다. 이제부터 편을 확실하게 구분하겠다는 뜻"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홍 대표가 MBN을 향한 '취재거부'로 모든 언론에 적대감을 주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언론계는 홍 대표가 MBN에 대해 여의도 당사 취재 부스 제거, 당사 출입금지, 취재거부 조치를 취한 직후 '언론의 자유 침해'라며 크게 반발했다. 자칫하면 모든 언론을 공격하는 모습으로 보여 여론이 더 악화되는 것에 대한 조처라는 분석이다.

홍 대표의 MBN 퇴출 조치 이후 언론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선 그가 최근 한국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들을 길들이려고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날(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이와 같은 견해가 나왔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MBN이 사과 보도와 정정보도를 내고 해당 뉴스까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가) 취재거부, 출입 금지 등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있다"며 "오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있는데도 MBN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가짜 뉴스 싸움이 아니라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당내에서도 홍 대표의 조치가 옳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MBN에 대한 취재거부 조치가 지나치다는 당내 여론이 있다"며 "(MBN 취재거부 조치는) 언론의 자유 침해 및 여러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고 역풍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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