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취재거부' 홍준표, MBN 물고 늘어지는 속내는?
입력: 2018.02.07 05:00 / 수정: 2018.02.07 12:1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MBN에 대한 취재거부와 함께 가짜뉴스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문병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MBN에 대한 취재거부와 함께 '가짜뉴스'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문병희 기자

언론 길들이기, 성희롱 프레임 제거?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종편방송 'MBN'과의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다. 홍 대표는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홍 대표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해왔다'는 발언을 보도한 MBN에 역정을 내며 '취재거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민사 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놨다.

홍 대표가 지난 대선 이후 지속해서 언론에 대한 불만적 시각을 내비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처럼 강하게 대응한 적은 없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이에 대해 홍 대표가 몇 가지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선 MBN 기자들과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이원석 기자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선 MBN 기자들과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이원석 기자

먼저 '언론에 겁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홍 대표는 유독 언론에 대한 비판을 자주 했다. 정권이 바뀌자 언론이 정부·여당에 유리한 기사를 쏟아내고 한국당에 대해선 비판적 기사들을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는 보수 매체로 분류되는 '조선일보'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홍 대표는 조선일보가 밀양 참사 관련 정치권 공방을 두고 비판적 시각을 담은 기사를 작성한 것과 관련 "이제 '조선일보' 조차도 밀양사고를 양비론, 정쟁으로 몰고 야당을 비난하네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곤란하면 아예 야당 기사를 쓰지나 말든지 하지 통합도 아닌 제3,4 미니정당(국민의당-바른정당) 기사만 대문짝만하게 늘어놓고 쯧쯧… 무슨 약점이 그리 많은지 정론지로 자처하는 언론조차도 저러니 세상은 좌파 정권 찬양 언론 시대로 가나 봅니다"라며 조선일보 및 언론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언론에 대한 홍 대표의 부정적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따라서 홍 대표가 이러한 상황에 반전을 주기 위해 MBN을 본보기로 삼아 다른 언론들을 향해서도 경고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등 중요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는 것. 당사자인 MBN도 홍 대표가 '언론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 대표의 노림수가 정말 이렇다고 할지라도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대표가 언론을 제압하기 위해 던진 초강수인지는 모르겠으나 뜻대로 되지 않은 분위기"라며 "언론계는 물론 당내 의원들도 홍 대표의 조치에 부정적이란 말도 많다"고 견해를 밝혔다.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 위치한 종편방송 MBN 취재 부스에 붙어 있던 언론사명이 제거됐다.(채널A 왼쪽 자리) /여의도=이원석 기자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 위치한 종편방송 MBN 취재 부스에 붙어 있던 언론사명이 제거됐다.(채널A 왼쪽 자리) /여의도=이원석 기자

홍 대표의 또 다른 속내는 '성희롱 프레임 제거'라는 관측도 있다. 류 전 최고위원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홍준표 성희롱 의혹'은 홍 대표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분명 눈엣가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최근 같은 당 최교일 의원도 검찰 내 '성추행 사건 무마' 의혹에 휩싸였다. 홍 대표가 자신뿐만 아니라 당 전체가 '성희롱 프레임'에 갇힐 것이라고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홍 대표는 SNS에 이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최 의원에 대한 사건 몰아가기, 이번 MBN 사건을 종합해 보면 우리 당을 '성희롱 당'으로 몰고 가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음험한 책략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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