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지키기 vs 빼앗기' 여야, 원내 1당 위한 '의석수 전쟁'
입력: 2018.02.06 04:00 / 수정: 2018.02.06 04:00
제35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제35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민주당도 한국당도 현역 의원 지방선거 출마 '자제령'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가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소속 의원의 6·13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집안 단속'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위 지위가 위태롭다. 전체 296석 가운데 121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에 불과 4석 앞서고 있는데, 지방선거 출마 의지가 있는 의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울에만 박영선, 우상호, 민병두, 전현희 의원이 경선 예비후보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전해철(경기), 박남춘(인천), 이상민(대전), 양승조(충남), 오제세(충북) 의원과 이개호(전남)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출마 의지를 갖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 의원직을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회의원은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하는 공무원과는 달리 선거일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최종 후보 등록일인 5월 14일 전까지는 의원직을 유지해도 된다.

출마 의원 가운데 일부가 경선을 통과하면 의원직을 던져야 하는데,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민주당 현역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곳은 10개 안팎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4명 이상의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원내 1·2위의 지위가 뒤바뀐다. 이러한 측면에서 민주당은 제1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제1당을 놓치게 되면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한국당에 내줘야 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원내 1당이 국회의장직을 갖기 때문이다. 본회의 사회권과 직권상정 권한 등이 야당으로 넘어간다면 민주당은 원활한 원내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여소야대 정국과 다당제 체제에서 국정 현안 및 쟁점 사안을 타개하는 데 상당한 부침도 점쳐진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기가 어렵다.

여야가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소속 현역의원의 6·13 지방선거 출마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야가 의석수를 지키기 위해 소속 현역의원의 6·13 지방선거 출마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지방선거 기호 문제도 걸려 있다. 최종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25일 이전에 원내 1당 지위가 바뀔 경우 기호 2번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에서 기호 1번은 상당한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위기감이 팽배해진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출마 자제령을 내렸다. 4일 전남지사 출마를 준비하는 이개호 최고위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사진)에게 출마 재고를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에 있는 상황이지만, 1석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출마를 만류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부터 '임기의 4분의 3 이상을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각급 공직 선거에 출마할 경우 경선에서 10%를 감점한다'는 당규를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다. 당내에선 이 규칙을 적용할 경우 불이익을 우려한 의원들의 출마 열풍을 어느 정도 잠재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상황에 따라서 원내 1당을 빼앗을 수 있는 기대감에서다. 민주당이 원내 2당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지방선거 경선 전 의원직 사퇴 금지령을 내렸다.

홍 대표의 제동에 즉각 반응이 일어났다. 경선 전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며 경상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이철우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의원직 사퇴를 철회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일부 의원이 탈당한 뒤 한국당에 합류하게 될 경우 의석수 전쟁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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