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백의종군' 만류에도 '대표직 사퇴' 선택한 安, 이유는
입력: 2018.01.31 15:46 / 수정: 2018.01.31 16:4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완료한 후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신당추진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완료한 후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안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신당추진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민주평화당, 또 다른 캐스팅 보트될까 우려…대표직 대신 지선 선대위 맡을듯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완료한 후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내 중도파 의원들을 통합신당으로 합류를 이끄는 한편,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오는 2월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절차를 완료 직후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2월13일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한 날이다.

앞서 당내 중도파는 2월13일이 아닌 오는 4일 열리는 국민의당 2·4 전당대회 전 조기사퇴안을 제시한 바 있다. 안 대표가 직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바른정당에서는 안 대표의 백의종군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줄곧 압박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합개혁신당의 성공 위해 안 대표와 제가 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고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거듭 유감의 뜻을 밝혔다.

주승용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해 7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를 찾아 영화 군함도 관람에을 앞둔 가운데, 박 위원장이 주 의원에게 팝콘을 권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주승용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해 7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를 찾아 영화 '군함도' 관람에을 앞둔 가운데, 박 위원장이 주 의원에게 팝콘을 권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중도파에서도 급기야 입장이 갈리며 결국 각자도생의 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도파로 분류되던 이용호 의원은 유승민 대표에게 거듭 국민의당으로의 개별입당을 당부했고, 그동안 안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송기석 의원 역시 최근엔 탈당후 무소속으로 남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통합파는 안 대표가 결단을 미룰수록 통합추진의 동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했다. 이들 가운데 통합 반대파로 이탈한다면 민주평화당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넘겨 '캐스팅 보트'가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에는 현역의원 14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3명이 힘을 보태고 있다.

통합파의 한 의원은 "안 대표가 시간을 오래끌면서 저쪽(반대파)에서 작업이 많이 들어갔다. 중간에 계신 분들은 어쨋거나 호남 민심에 이끌릴 수 밖에 없는 지역구 의원들이 많아서 위태롭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바른정당 쪽에선 조기 사퇴안을 좋게 보지 않으니까 13일 정도로 조율을 한 것"이라고 했다.

제35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통합파인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평화당 창당을 준비중인 박지원, 천정배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제35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통합파인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평화당 창당을 준비중인 박지원, 천정배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통합파 신용현 수석 대변인도 <더팩트>에 "안 대표는 최대한 많은 의원분들이 함께 가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설득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통합파에선 설 연휴 이전에 통합 및 창당을 마쳐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 민심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 2월 13일을 기점으로 합류와 창당 과정의 잡음 차단에 주력할 예정이다.

다만 안 대표는 바른정당의 '백의종군 철회' 주장을 어느정도 수용해 지방선거에서 전면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 박지원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에 안 대표의 '직위와 관계없이 전면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언급과 관련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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