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교과서·색깔론·감성' 4人4色, 각당 수석대변인 논평 스타일
입력: 2018.01.29 05:00 / 수정: 2018.01.29 05:00

매일같이 수많은 기자회견과 현안 브리핑이 쏟아지는 국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당 수석 대변인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사진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임영무 기자
매일같이 수많은 기자회견과 현안 브리핑이 쏟아지는 국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당 수석 대변인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사진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임영무 기자

매일 쏟아지는 논평 속 각 수석 대변인들, '생존전략'도 제각각

[더팩트|조아라 기자] 대변인.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해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일을 맡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각 당에도 부대변인부터 원내대변인 등 주로 3~4명의 대변인들이 상주하며 정책과 이슈에 대해 정당의 입장과 논평을 낸다. 이들 가운데 수석 대변인은 각 당의 얼굴이자 공식 스피커다. 매일같이 수많은 기자회견과 현안 브리핑이 쏟아지는 국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더팩트>가 각 당 수석 대변인들의 논평 스타일을 짚어봤다.

◆적재적소에 '교과서 논평'…수석 대변인의 '정석' 박완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재선·충남 천안시을)은 말 그대로 '적재적소'에 가장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는 대변인으로 유명하다. 즉, 언론에 실릴 '포인트'를 안다는 의미다.

박 수석 대변인은 재선임에도 불구, 대변인 자리에만 다섯 번째인 '베테랑'이다. 2008년 민주당 충남도당 대변인을 시작으로 2010년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시절 대변인을 맡았고, 19대 국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원내대변인을 지냈다. 이번 20대 국회에선 원내수석부대표로 원내 협상을 이끌었다.

때문에 현안 대응에 가장 교과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야당에 대해 비판 일색으로 유지하거나 도발하기 보다는 협치를 주문하며 좀 더 나은 모습의 국회를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화재참사에 대해 자유한국당 지도부 등 일부 야당이 이번 참사의 책임을 정부여당으로 돌리는 것을 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주어진 책무"라면서 "정치권이 이번 사고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는 민의에 반하는 모습이 아닌, 한마음 한뜻으로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에 합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한국당 김진권 태안군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개에 합성한 사진을 SNS를 통해 유포한 사건에 대해선 "숭고한 평화올림픽 정신을 평양올림픽이라며 무참하게 폄훼했던 행위와 궤를 같이하는 낡은 색깔론"이라며 되려 한국당의 '평양올림픽' 딱지를 색깔론으로 일축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노트북에 붙은 항의 피켓을 떼어내고 있다./이새롬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6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노트북에 붙은 항의 피켓을 떼어내고 있다./이새롬 기자

'전투력 가득' 대여투쟁 의지 보여주는 장제원 수석 대변인

자유한국당의 장제원(재선·부산 사상구) 수석 대변인의 논평에는 소위 '전투적' 단어들이 많다. 강력한 제1야당을 표방하며 대여투쟁에 나선 한국당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주듯 말이다. 시사 예능프로그램 등을 거치며 늘어난 '말발'과 인지도 덕에 그의 논평은 항상 눈에 띈다.

그는 특히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명명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장 수석 대변인은 지난 20일 남북 한반도기 입장 결정과 관련 "문재인 정권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제 '평양올림픽'에는 김정은 체제 선전가만 울려 퍼질 것이다. 순수해야 할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정치논리로 얼룩지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은 성공적 평화올림픽을 개최한 지도자로 포장될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평화올림픽 작업 등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자 장 수석 대변인의 '평양올림픽' 발언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주요 메시지로 이용됐다. 청와대는 이같은 평양올림픽 논란이 거세지자 입장표명까지 내놓게 됐다.

밀양 화재참사에 대해서도 장 수석 대변인의 화법은 거침이 없다. 27일에만해도 3건의 논평을 냈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자신이 경남지사를 할 시절에는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이 정부는 아마추어 정부"라고 한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발끈하자 "집권여당의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수많은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석고대죄 하기는커녕 책임 떠넘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정말 제 정신들이냐"고 따져 물었다.

논평인가? 바른정당의 유의동(재선·경기 평택시을) 수석 대변인의 논평은  타당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정제된 단어 선택과 그만의 리듬으로 논평인지 시 한 수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게 그만의 매력이다./유의동 페이스북
"논평인가?" 바른정당의 유의동(재선·경기 평택시을) 수석 대변인의 논평은 타당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정제된 단어 선택과 그만의 리듬으로 논평인지 시 한 수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게 그만의 매력이다./유의동 페이스북

◆"논평인데 취한다"…'감성 충만'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 대변인

"논평인가?" 바른정당의 유의동(재선·경기 평택시을) 수석 대변인의 논평은 타당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정제된 단어 선택과 그만의 리듬으로 논평인지 시 한 수인지 착각하게 만드는 게 그만의 매력이다.

유 수석 대변인은 지난 23일 한국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에 대해 "정현. 이 이름만 들어도 기꺼이 박수를 보내게 된다. 정현. 훌륭한 이 선수를 정말 격하게 칭찬해주고 싶다"며 논평을 냈다. 당시 수석 대변인 이름으로 정현 선수의 응원 논평을 낸 것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 해 11월 20일 첫 눈이 내린 데 대한 짧막한 논평도 화제가 됐다. 그는 "연락 없이 불쑥 찾아온 손님처럼 많은 분의 마음속에 설렘으로 첫 눈이 내렸다"라면서 "첫눈이 오는 오후 그런 평온한 일상을 그려본다. 첫눈이 오는 오후 국민들께 돌려 드리고 싶은 그런 평온한 일상을 그려본다"고 적었다.

막말로 가득한 논평에서도 그만의 색채는 묻어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임신중절과 관련, 교황의 '균형점' 언급을 잘못 인용한 것에 대해 꾸짖기 보다는 "스타일을 구겼다"라며 "대학교수 조국에게는 있던 그 무엇이 민정수석 조국에게는 없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권력이 생긴 만큼 중요한 무언가가 사라진 것일까?"라고 되묻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최근엔 사자성어 제목의 시리즈 논평을 내고 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이어가려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풍전촉화(風前燭火·바람 앞의 등불) 남북대화', '견월망지(見月忘指·달을 보라고 손짓을 했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만 봄) 청와대' 등의 논평을 냈다.

◆'기대 반 걱정 반'…아직은 미스터리한 국민의당 신용현 수석 대변인

국민의당은 지난 22일 신임 수석 대변인으로 신용현(초선·비례대표) 의원을 임명했다. 신 수석 대변인은 지난 4·13 총선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으로, 친안철수계로 통한다.

대변인 임명 직후 27일까지 그가 낸 논평은 단 두 건이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영토주권전시관 설치와 관련 규탄 논평과 밀양 화재참사와 관련 실질적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일각에선 그가 낼 수 있는 논평의 내용이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당의 스탠스가 바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전임 수석 대변인인 손금주 의원의 사임 이후 무려 67일 동안 수석 대변인 공석 사태를 이어왔다.

당 안팎에서도 아직까지 그의 논평 스타일이나 개인적인 사안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당직자는 "최근 수석 대변인을 비롯한 공보라인 등의 교체가 있었다. 다음주 부터는 신 수석 대변인이 언론 노출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car4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