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이상하네' 국민의당 싱크탱크 여론조사만 높은 통합당 지지율?
입력: 2018.01.28 02:00 / 수정: 2018.01.28 02:00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 통합신당을 둘러싼 정당 지지율이 각 여론조사 마다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통합을 공식화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 통합신당을 둘러싼 정당 지지율이 각 여론조사 마다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통합을 공식화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전문가들 "결국 조사방식의 차이"...ARS 방식에선 '샤이 한국당' 많아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 통합신당을 둘러싼 정당 지지율이 각 여론조사 마다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소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앞질러 2당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반면,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자유한국당보다 다소 뒤쳐지는 결과가 나와 그 이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24일 공표한 ‘정당 통합 인식 조사’에서 통합신당 지지율은 16.4%로, 두 당의 단순 합산 지지율보다 4.1%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선 통합신당 출현 시, 현재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13.5%) 보다 2.9% 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해 12월, 역시 국민정책연구소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통합 문제로 당내가 시끄러워진 상태에서 통합파는 이 여론조사를 근거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해 11월 2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통합당이 19.2%의 지지율을 얻어 한국당(11.7%)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일반 여론조사 업체가 조사한 정례조사에선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25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통합신당의 경우 12.7%의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한국당은 20.3%를 얻으며 큰 차이를 보였다. 역시 리얼미터가 조사한 전주 정례조사에서 통합신당은 9.9%를 얻어 한국당(17.6%)보다 크게 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청년이 미래다!’ 양 당 청년당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목도리를 해주는 모습./문병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청년이 미래다!’ 양 당 청년당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목도리를 해주는 모습./문병희 기자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는 편파적인 여론조사가 아니겠느냐고 객관성의 오류를 의심했다. 익명을 요청한 반대파 관계자는 <더팩트>에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 원장이 통합파 이태규 의원이다. 처음 통합 문제를 들었을 때, 내부적으로 돌린 여론조사를 들지 않았었느냐"며 "당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통화에서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소장은 "여론조사 시작 전 인트로에서 여론조사 의뢰 주체를 밝힐 수 있는데, 국민의당 싱크탱크에서 조사한다는 안내 멘트가 나오면 국민의당에 호감이 있는 응답자들이 주로 더 응답을 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고 했다.

여론조사 업계에선 이런한 여론조사의 격차가 본질적으론 조사방법의 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인터뷰하는 형식의 전화면접과 자동응답으로 이뤄지는 조사방식에 기인한 차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같은 당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통합 공동선언 발표를 비판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나선 정동영, 장병완, 박주현, 유성엽, 김광수, 최경환 의원./문병희 기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같은 당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통합 공동선언 발표를 비판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나선 정동영, 장병완, 박주현, 유성엽, 김광수, 최경환 의원./문병희 기자

국민정책연구원이 의뢰한 조사업체에선 직접 전화를 걸어 설문하는 전화면접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당이 앞서는 결과를 낸 리얼미터에선 무선전화 면접과 유·무선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더팩트>에 "전화면접은 조사원이 통화로 설문을 하기 때문에 투표로 치면 기명투표와 같다. 반면 자동응답(ARS) 방식은 무기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응답자는 자신의 생각을 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며 "자동응답(ARS) 혼용방식에선 이른바 '샤이보수', '샤이 한국당' 지지자들의 답변을 이끌어내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에 리얼미터에선 한국당의 지지율이 통합신당보다 높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정책연구원 의뢰 조사가 아니더라도 전화면접 방식을 사용한 일반 여론조사 업체의 정례조사에서는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한국당 보다 높게 나온 사례도 있다. 지난 1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통합신당은 13.0%로 한국당(9.8%)를 앞섰다. 이 조사에선 유·무선 전화면접 방법을 사용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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