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정치권 '정현' 열풍...인연 과시·정치적 메시지 이용 '눈살'
입력: 2018.01.26 00:00 / 수정: 2018.01.26 00:00

정치권이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선수에 대한 애정표현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나 인연을 과시하는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면서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라코스테 제공
정치권이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선수에 대한 애정표현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나 인연을 과시하는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면서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라코스테 제공

정현 빗댄 '정치적 메시지'에 학연·지연 총출동...네티즌들 "스포츠 정치에 이용말라"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정치권이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선수에 대한 애정표현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나 인연을 과시하는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공개발언이나 SNS를 통해 응원글을 남기면서 개인적 인연을 과시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데 정현 선수의 이름을 쓰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코비치를 보며 성장한 정현의 활기찬 웃음과 여유! 더불어민주당에도 정현 탄생, 강남구청장에 도전장 낸 여선웅 특보는 강남의 정현"이라고 치켜세웠다.

추 대표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강남구청장 출마를 준비중인 여선웅 강남구의원에 대한 기사 링크를 이 글과 함께 올렸다. 정현 선수가 16강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꺾을 것을 두고, 전통적인 민주당의 험지에 출마하는 여 구의원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정현 선수와의 학연·지연을 강조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정현 선수와 같은 학교나 출신지를 강조하면서 과거 찍었던 사진들을 공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남경필 페이스북
정현 선수와의 학연·지연을 강조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정현 선수와 같은 학교나 출신지를 강조하면서 과거 찍었던 사진들을 공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남경필 페이스북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각을 세우는 박지원 전 대표는 "정현은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고 있지만, 안철수는 우리 민주주의의 흑역사를 쓰고 있다"고 정현 선수와 안 대표를 비교해 비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기 입장에 반대하는 바른정당에서도 정현 선수를 통해 정부를 거듭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정부는 평화올림픽 미명 아래 불공정 올림픽 만들고 있는데, 그 와중에 정현 선수가 공정하게 우승해 젊은이들이 페어플레이에 열광하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 선수 띄우지말고, 정현 선수와 감독에게 축하메시지 보내달라"고 일침했다.

정현 선수와의 학연·지연을 강조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정현 선수와 같은 학교나 출신지를 강조하면서 과거 찍었던 사진들을 공개하는 이들이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정현 선수의 모교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병에 있다는 점을 들며 "수원시 팔달구의 삼일공고 테니스 선수 출신인 정현 선수는 더 많은 시간, 더 집중된 훈련으로 새로운 신세대의 모습으로 미래를 개척해냈는데, 테니스에 대한 새로운 조명과 지원이 계속 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테니스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정 선수가 경기도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정현 선수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당 소속인 김학용 의원은 정현 선수의 모교가 자신의 지역구에 있다고 '자랑'을 했다.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둔 그는 페이스북에 "안성 죽산초등학교 출신 정현 선수의 한국 테니스 최고 그랜드슬램 대회 8강 진출을 19만 시민과 함께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정현 선수와의 학연·지연을 강조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정현 선수와 같은 학교나 출신지를 강조하면서 과거 찍었던 사진들을 공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라코스테 제공
정현 선수와의 학연·지연을 강조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정현 선수와 같은 학교나 출신지를 강조하면서 과거 찍었던 사진들을 공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라코스테 제공

정 선수와 같은 삼일공고 출신인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도 정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인연을 과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지난 2013년,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윔블던 테니스대회 주니어 남자단식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정현 선수 환영식에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라 예전 사진을 다시 찾아 봤다"며 응원의 글을 올렸다.

여론은 이런 정치권의 '정현 마케팅'을 눈살을 찌푸렸다. 관련 기사 댓글엔 "내일이 준결승전인데 정현을 그만 납둬라", ,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해서 공정성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시키려 하느냐", "뭐든지 닥치는 대로 정치에 이용해 드시는 잡식성 황소개구리 근성이 또 살아들 났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정현 선수는 26일 오후 5시 30분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37, 스위스)와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서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을 펼친다. 조코비치를 꺾은 무서운 신예가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의 대결에서도 이변을 낳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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