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해 바뀌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의 '3중고'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8.01.25 00:08 / 수정: 2018.02.06 15:19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남북 단일팀, 가상화폐 등 이슈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만찬에서 발언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남북 단일팀, 가상화폐 등 이슈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만찬에서 발언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최저임금, 가상화폐, 남북단일팀 등 '뇌관'[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3중고'에 처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내 삶이 달라진다'를 국정기조로 세웠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 그 중심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최저임금, 가상화폐 3가지 키워드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이를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①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이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키로 하자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특히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세대가 크게 반발했다. 오랫동안 올림픽을 준비해온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일부 조사에서 1월 넷째주 지지율은 60%대가 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야권은 '평양 올림픽'이라며 연일 공세를 폈다.

이에 청와대도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21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 이어 23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입장문을 냈다. 윤 수석은 국민과 언론, 야당의 협조를 구했고, 박 대변인은 야권의 '평양 올림픽' 주장은 "낡은 딱지를 붙이는 것"이라며 반격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바람 앞의 촛불 같은 남북 대화를 국민들이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24일엔 청와대 참모진들을 평창동계올림픽 정부합동지원단에 파견키로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8일 오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의견 청취 및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 일대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8일 오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의견 청취 및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 일대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서민들의 피부 체감도가 높은 ② 최저임금 인상 역시 뇌관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 대비 16.4% 올랐다. 인상률은 2001년(16.8%) 이후 최대 폭이다. 찬성 측은 '임금 인상을 통해 노동소득 분배율 상승으로 내수 진작 효과가 있으며, 근로자들 간의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주요국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인 만큼,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빠르게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 현장에선 아파트 경비원 해고 사태 등 '후폭풍'이 발생했다. 최근 장하성 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참모진들은 잇따라 현장을 방문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약계층의 고용위협에 대해 청와대부터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장 행보로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장 실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양극화라는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한국 경제구조를 바꾸면서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정책"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효과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는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김세정 인턴기자
금융위원회는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김세정 인턴기자

돌발 변수로 등장한 ③ 가상화폐 규제 논란의 여진은 여전하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 발언 직후, 가상화폐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나,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투기'냐 '투자'냐를 놓고, 논쟁은 계속됐으며, 관련 부처간 혼선을 노출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청년층이 희망을 찾고자 가상화폐 거래에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 투기로 흘러가 자칫 이것마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정부로선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거래소 폐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외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실명제는 오는 30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 세 가지 이슈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 확대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이 성과를 내야만 남은 임기는 물론 정권 재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오는 6월 13일 열리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결과에 따라 새 정부의 각종 개혁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도, 속도가 늦춰질 수도 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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