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약해지는 통합 절대 하지 않을 것"
입력: 2018.01.24 15:30 / 수정: 2018.01.24 15:30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유승민 대표가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이덕인 기자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유승민 대표가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이덕인 기자

창당 후 '다사다난'했던 바른정당...劉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통합, 앞장설 것"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창당 당시 33명의 국회의원으로 시작했다가 9명으로 쪼그라든 바른정당이 24일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첫 돌을 맞았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바른정당이 하고 싶은 정치가 약해지고 사라지는 그런 통합은 절대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통합이라면 제가 앞장서서 추진하겠다"고 창당정신인 '개혁적 보수'의 본진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 행사엔 유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하태경·정운천 등 최고의원, 김성동 사무총장, 이전 당 대표였던 정병국·이혜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비록 창당 당시 있었던 일부 얼굴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한 목소리로 "가즈아!"(가자)를 외치며 서로를 다독였다.

바른정당의 지난 1년은 '다사다난'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내 비박(非박근혜)계 33인이 창당, 박근혜 정부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를 구하며 탄핵에 동참하면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보여주며 입지를 넓혔다.

그러나 혈혈단신 맨몸으로 대선을 치르며 물적·인적 부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창당 99일 만에 보수대통합과 좌파 정부 출범 저지를 명분으로 소속의원 13명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한 것이다.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유승민 대표는 선거유세 당시 자전거를 타고 시민들을 만나며 '바닥 민심'에 호소했지만 결국 4위에 머무르며 패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 지도부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 지도부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이덕인 기자

대선 패배 이후엔 당내 자강파와 보수 대통합을 주장하는 통합파가 나뉘어 또 한 번 탈당러시가 이어졌다. 특히 유 대표와 가까운 이혜훈 전 대표가 취임 74일 만에 수천만원대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여 낙마하자 이를 틈타 당의 한 축이었던 김무성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9명이 집단 탈당, 11석으로 쪼그라들면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이같이 당이 풍비박산될 위기에 처하자 유 대표는 지난 11·13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전면에 나섰다. 이후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로 양당이 시끄러워진 사이 김세연·박인숙 의원이 지역구 압박에 못이겨 마지막으로 탈당하게 됐다.

유 대표는 이날 자신의 취임사에서 밝혔던 구절인 '강철같은 의지로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어느새 겨울은 끝나고 따뜻한 새봄이 와 있을 것'이라는 말을 상기시키면서 "언젠가 자유한국당으로 간 사람들이 후회하고 우리 당에 다시 기웃거리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의 합당 이후에도 고비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대북안보관에서 시각차를 드러낸 터라 통합 이후에도 곳곳에서 정체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을 공식화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통합을 공식화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특히 유 대표가 이날 "바른정당이 하고 싶은 정치가 약해지고 사라지는 그런 통합은 절대하지 않겠다"며 일관된 '개혁보수'의 길을 걷겠다고 공언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둔 국민의당에선 자칫 '보수야합'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는 발언이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 당사에 화환과 축전을 보내며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바른정당은 기득권수구에 저항해 새로운 개혁보수의 길 열어냈다"며 "합리적 진보인 국민의당과 함께 미래를 향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 만들며 더 크게 성장하자"고 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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