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홍준표 기자회견, 방식은 '文 대통령' 내용은 "대답 안 해"
입력: 2018.01.22 16:16 / 수정: 2018.01.22 16:16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기자회견 1시간 진행…'언론관' 질문엔 "대답하지 않겠다"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방식과 같은 '직접 지명' 방식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 때는 기자들이 서로 질문을 하기 위해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한 기자의 질문이 끝나면 거의 모든 기자들이 손을 들어 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홍 대표 기자회견에선 상대적으로 질문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 두 번째 질의가 끝나고 손을 드는 기자들이 없자 홍 대표는 "질의 없으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요 당직자들이 앉아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홍준표 대표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요 당직자들이 앉아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물론 많은 기자가 할 질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 기자는 기자회견 직전 우스갯소리로 "홍 대표는 맘에 드는 질문이 아니면 상대방에게 '창피'를 주기도 한다. 자기가 대답하고 싶은 질문에만 답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기자회견장에서는 기자의 예상 그대로였다. 한 기자가 '홍 대표가 대구 시장 등 격전지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묻자 홍 대표는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더 이상 그 질문은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이후 다른 기자가 이를 언급하며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묻자 홍 대표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답변하고 싶은 질문에만 답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홍준표 대표가 질문할 기자를 직접 지명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홍준표 대표가 질문할 기자를 직접 지명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홍 대표는 기자들 눈앞에서 언론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어떤 북한 여성(현송월)이 내려왔는데 밥은 뭘 먹나, 핸드백이 얼마짜리냐는 게 방송 소재가 되더라. 그거 보면서 '한국 언론이 참 할 일 없다.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또,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약 50분 정도가 지나자 홍 대표는 "이쯤 하자"며 기자회견을 끝내려고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문 대통령 기자회견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나는 문 대통령처럼 답변 써주는 프롬프터가 없다. 문 대통령은 앉아있으면 답변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올라오더라. 나는 나 혼자 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는 이와 관련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프롬프터에 띄운 것은 질문 요지이고, 답변은 대통령이 즉석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홍 대표가 이날 밝힌 '막말' 논란에 대한 답변과 상충됐다. 홍 대표는 여러 '막말'들에 대한 비판에 자신이 하는 얘기들은 '팩트'이기 때문에 상대방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당장 이날 그의 발언이 팩트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 /여의도=문병희 기자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 /여의도=문병희 기자

이러한 여러 모습들 때문인지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매우 딱딱하게 느껴졌다. 한 청와대 출입기자에 의하면 문 대통령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유연했다고 한다. 당시 사회를 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본 기자회견 시작 전 기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풀었다. 홍 대표 기자회견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진행 시간도 차이를 보였다. 이날 홍 대표 기자회견은 1시간 동안 진행됐고, 문 대통령 기자회견은 1시간 20분여 동안 진행됐다. 게다가 홍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나자 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기자들과 어떤 접촉도 없었다. 반면 청와대 출입기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직접 기자들과 악수를 한 후 퇴장했다.

이러한 풍경이 홍 대표 만의 색깔이라면 문제는 없겠으나 문 대통령 기자회견과 '방식'은 같았으나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달랐던 기자회견이었다.

lws2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