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양경석 한겨레 계절학교장 "탈북청소년 적응, 통일을 앞당긴다"
입력: 2018.01.17 15:10 / 수정: 2018.01.17 15:14

양경석 한겨레 계절학교장이 탈북청소년들의 제대로 된 남한 사회 정착이 결국 통일을 앞당기게 된다면서 이들의 정착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이철영 기자
양경석 한겨레 계절학교장이 "탈북청소년들의 제대로 된 남한 사회 정착이 결국 통일을 앞당기게 된다"면서 이들의 정착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이철영 기자

탈북청소년을 위한 제29회 한겨레 계절학교

한반도 통일 미래센터(경기도 연천 소재)에서 막바지 교육과정 진행

[더팩트 | 이철영 기자] "통일은 탈북청소년들의 제대로 된 정착에서 출발합니다. 이들이 결국 통일의 초석이 되는 거죠."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주관하는 탈북청소년을 위한 제29회 한겨레 계절학교를 이끌고 있는 양경석 교장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초석을 만들기 위해선 탈북청소년들의 당당한 남한 사회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통일의 초석이 될 이들이 이질적 남한 문화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로 한겨레 계절학교이죠. 2001년 문을 열었는데 벌써 18년간 700명에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며 학교 운영 철학을 밝혔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모처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문을 연 한겨레 계절학교는 오는 19일까지 2018년 수업을 진행한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도 맡고 있는 양경석 교장을 16일 만나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을 하게 된 배경과 교육 방향을 들었다.

-올해가 29회인데, 언제부터 학교 교육을 시작했나요?

2001년 8월부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 번 개교하여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부터는 재정적인 문제로 한 해에 한 번씩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18년간 이면 졸업한 학생 수도 제법 되겠습니다. 그간의 배출된 학생 수는?

이번 기수까지 더하면 697명입니다.

-기본 교육내용이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간단히 소개를 해주시죠.

매년 사회적 상황에 맞춰 업그레이드 해나가고 있지만,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학교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국어, 영어,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아이들에 비해서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현저히 뒤처지기 때문에 거의 1:1 수준의 개인과외처럼 맞춤형 지도를 해주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거의 20일 동안 새벽까지 선생님들이 함께 합숙하면서 지도하기에 학습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학교생활에서 잘 어울리도록 각종 레크레이션이나 미션 수행 게임 등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러한 프로그램 등은 외부 전문 강사 선생님들이 자원봉사 해주시고 계십니다. 전체적으로 참가해주신 선생님들이 전체 학생 수 만큼 되니까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겠네요?

네 저희가 수료식 후 매번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만족도에서 ‘친구들에게 추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평균적으로 80%이상으로 나왔습니다. 또한 지금은 부족하지만 1~2년 내에는 한국 친구들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60% 이상 나오는 걸 보면 반응은 좋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를 마친 학생들 중에 나름 성공한 학생들도 있겠습니다. 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네 그렇습니다. 아직은 나이들이 있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친구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으로서 청년으로서 귀감이 될 만한 친구들은 제법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학생 몇을 들자면 우선 이성주 군입니다. 엊그제 조선일보에도 대담 인터뷰가 실렸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미국 측 초청인사로 청와대 만찬에 참석을 했고, 만찬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인권의 참상을 전하였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에 상당히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탈북 청년들 사이에 아주 자랑스러운 친구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꽃제비 출신이어서 더욱 관심을 끄는데요, 서강대를 졸업 후 영국 워릭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석사를 마치고 캐나다 의회와 우리나라 국회에서 인턴 십을 마친 학생입니다. 또한 영어를 잘해서 이번 8월에 그 유명한 ‘풀 브라이트’ 장학금 대상자에 선정되어서(과거 유명인사 들로는 조순 전총리, 이현재 전 경제부총리 등)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떠나게 됩니다.

-아, 그렇군요. 또 있나요?

한 명 더 꼽자면 2013년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하여 언론에 대대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임철 학생인데요. 이 친구도 꽃제비 출신이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두 학생의 공통점은 우리 계절학교를 두 번 다녔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이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은 좋은 편입니다. 이밖에도 서강대를 졸업한 김은주 학생은 '열 한 살의 유서' 저자로 유명하고요, 강춘혁 (홍익대학교 미대 졸업) 학생은 힙합음악 관련 프로그램(쇼미더머니) 참여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일향(이화여자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학생은 2006년 한국에 입국하여 한겨레계절학교에 두 번 참여하며, 기초학습을 다지며 자신감을 회복하여 이대 간호학과에 입학해 올해 졸업 후 이대목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네. 훌륭합니다. 끝으로 당부 말씀이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아직도 많은 탈북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의 적응에 힘들어하고 대안학교를 찾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학교를 비롯한 우리사회에서 탈북청소년들을 북한이 고향인 학생들이라고 생각해주는 배려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학교 입장에서 보자면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겨울방학에만 열리는 점이 아쉽습니다. 향후에는 이러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상설학교로 운영되어서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사회에 좀 더 쉽게 정착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시고 계시지만 더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리고 십습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문제와 탈북청년들의 경제적 자립문제는 생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머잖은 장래에 이들은 통일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 과정에는 천문학적 통일 비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the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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