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 의해 제명처분을 받은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 거구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기습 방문했다. /마포=이새롬 기자 |
'예고 없이 참석' 류여해…내보내려는 당 관계자들과 충돌로 행사 10분여 간 지연
[더팩트ㅣ마포=이원석 기자] 16일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본행사가 시작되기 직전 행사장 맨 앞에서 연신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고 소란이 일었다. 여러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무리의 가운데에는 얼마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막말' 등의 이유로 한국당에서 제명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있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이날 신년인사회 행사를 '기습 방문'했다. 그는 행사장에 도착 직전 SNS를 통해 참석 사실을 밝혔다. 그는 재심을 청구해놨기 때문에 자신은 아직 최고위원이라며 ▲재심 윤리위 왜 안 열리는지 ▲최고위 회의 왜 안 여는지 ▲홍 대표 대구 당협위원장직과 대표직 중 택일할 것 ▲더이상 홍 대표 중심은 안 된다는 여론 전달 ▲홍 대표 성희롱 발언 사과 요구 등을 항의하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행사 시작 전 류 전 최고위원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장내는 술렁였다. 당 관계자들은 류 전 최고위원을 발견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자리할 행사장 맨 앞으로 이동해 자리에 착석했다. 그가 뻘쭘(?)하게 앉아 있는 동안 몇몇 당원들은 류 전 최고위원에게 악수를 건네며 인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당 관계자들은 류 전 최고위원에게 다가와 "당원이 아니면 들어오면 안 된다.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류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정준길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은 "재심 중이니 아직 당원"이라며 보호했다.
끌어내려는 이들과 보호하려는 이들 사이에 낀 류여해 전 최고위원. /마포=이새롬 기자 |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류 전 최고위원의 손을 잡으며 달래기도 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곧 어디선가 빨간 머플러를 두른 여성 7~8명이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으로 행사장은 점점 시끄러워졌다. 류 전 최고위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여성들이 류 전 최고위원을 억지로 끌어내려 하자 류 전 최고위원은 "몸에 손 대지 말라"며 버럭 소리치기도 했다.
여성들과 당 관계자 등이 류 전 최고위원을 끌어내기 위해 엉키는 동안 카메라 플래쉬는 연신 그들을 향해 터졌다. 한 당원은 "저 사람은 당원도 아니고 그냥 일반인이다. 왜 찍냐"며 사진을 촬영하는 기자들의 취재를 막기도 했다.
빨간 머플러를 한 당 여성 관계자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끌어내려하고 있다. /마포=이새롬 기자 |
소란이 계속되자 행사장은 산만해졌다. 곧 홍 대표가 입장할 예정이었으나 행사는 지연됐다. 사회자는 마이크를 통해 "당원이 아닌 분이 행사장에 있어서 지연되고 있다"며 "당원이 아닌 분은 나가달라"고 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당원들은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야유를 보냈다. 또 "류여해 나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류 전 최고위원은 "내 발로 나가겠다"며 자리에서 비켜났다. 그는 나가면서도 주변의 당원들과 카메라를 향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약 2000명이 수용되는 행사장이었지만 온 당원들의 이목이 류 전 최고위원에게 집중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같은 날 류 전 최고위원 퇴장 이후 진행된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마포=이새롬 기자 |
류 전 최고위원이 끌려 나가고 나서야 홍 대표는 행사장에 입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아마 오늘 행사가 끝나고 나면 언론 보도는 시작 전에 있던 당원 자격 없는 사람을 덜어낸 것에 대한 가십보도만 할 것"이라며 류 전 최고위원의 기습 방문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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