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통합 강공' 안철수, 어쩌다 '당정농단 주역' 됐나
입력: 2018.01.16 05:00 / 수정: 2018.01.16 11:3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제11차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제11차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반대파 박주현 安 향해 '독재·히틀러·국정농단 주역' 비난…"'당정농단'으로 파탄날 수 없어"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바른정당과 통합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15일 '당정농단'(黨政垄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의 국정농단을 빗댄 말이다. 양당 통합만이 '국민의당이 사는 길'이라고 외치는 안 대표는 어쩌다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과 비교될 정도의 비판에 직면했을까.

안 대표의 통합 강행을 '당정농단'이라고 규정한 건 통합 반대파로 분류되는 박주현 최고위원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한 사람(안 대표)의 '당정농단'으로 파탄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안 대표를 향해 '독재', '히틀러', '국정농단' 등의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박 최고위원은 "(통합 절차에서) 당헌당규를 그대로 따랐다고 하더라도 당내 합의 없이 강행하는 건 독재"라며 "'히틀러'도 법대로 했고,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 주역들의 한결같은 변명도 법대로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의 말에서 드러나는 대로 통합파와 반대파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법'이다. 안 대표가 통합을 추진하는 행보에는 '합법인가', '불법인가'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파와 반대파 양 측의 논리가 팽팽해 어느 한 쪽이 정답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싸움으로 보일 때가 많다. 해석상의 문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반대파의 관점에선 통합을 어떻게든 추진하려는 안 대표의 강공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법을 유리한 대로 수정하고, 해석하는 '독재'로 비쳐지는 모양새다. '당정농단'이란 지적이 나온 이유이다.

반대파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15일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에 들어가면서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로 하느냐고 따지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반대파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15일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에 들어가면서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로 하느냐'고 따지고 있다. /여의도=문병희 기자

지난 12일과 이날(15일)열린 두 차례의 당무위원회를 통해 안 대표와 통합 반대파의 갈등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통합의 '최종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전당대회 날짜 등을 정하기 위해 소집된 첫 당무위 회의에선 욕설과 고성, 몸싸움이 오갔다. 반대파는 전대 일정 등이 확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항의했지만, 당무위는 모든 안건을 의결 처리했다.

당시 현장에서 반대파 의원들은 당무위 의결의 '불법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의결 과정에서 분명히 찬성 정족수가 될 수 없었으나 통합파 측에서 '서면 동의서'(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표결) 등을 포함해 의결을 결정했다고 했다. 또, 반대파는 전대준비위원회도 거의 대부분이 안 대표 측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명단상으로도 그렇게 분석됐다.

이날 열린 당무위도 마찬가지였다. 당사에서 열린 두 번째 당무위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기자들의 출입도 제한됐다. 유성엽·최경환 의원 등은 "뭐가 부끄럽기에 비공개로 하냐"고 따졌다. 당무위 주 안건은 ▲전당대회 부산 개최 ▲당비 월 1000원 이상 납부 의무 이행하지 않은 대표당원 자격 박탈 ▲당무위 기능·권한 최고위에 일임 등이었다.

반대파는 당무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역시 이번 의결사항들에 대한 불법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전당대회 분산 개최 등에 대해 '불법일 뿐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결 사항들은 통합파가 유리한 대로 끌어가는 것이라며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이날 '전대를 추진하기 위한 일방적인 독재'라는 반대파의 주장과 관련 "모두 합리적이고 적법한 내용들"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 통합 드라이브는 현재 상황에선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 과정의 진통에서 보인 안 대표의 태도는 사뭇 2016년 1월 10일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대회 당시와 다르다.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동참하면서 새 정치의 대장정에 함께 해 주십시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의 한길에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함께 힘을 모읍시다. 가슴이 고동치는 벅찬 감동의 정치를 행해 함께 손을 맞잡읍시다."

'당정농단' 비판 앞에 선 안 대표의 통합은 '새 정치의 대장정', '가슴이 고동치는 벅찬 감동'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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