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희의 '靑.春'일기] '키맨' UAE 칼둔 방한, 답답한 '국익' 엠바고도 사라질까
입력: 2018.01.09 05:00 / 수정: 2018.01.09 06:52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예방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예방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국회=문병희 기자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칼둔? 이름도 낯설다. UAE(아랍에미리트) 의혹을 풀 '키맨'? 대체 '이 사람'이 누구길래. 앞다퉈 그를 입에 올릴까. 정확한 이름과 직책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다. 그는 8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예방한 지 한 달만이다.

"오늘 공항에서 칼둔을 한 명도 못 봐서 사진(기자)들 물먹은 듯."

"국회는 몇 시, 언제 온대? 청와대 일정은?"

이날 오전 칼둔 청장의 방한 소식에 공항으로 출동했던 사진부 선배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 예방을 제외하고, 그의 방한 일정과 동선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런 만큼 세간의 시선이 더 뒤따랐다. 총리 격인 칼둔 청장은 왕세제의 최측근이자 자국 내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칼둔 청장이 국회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칼둔 청장이 국회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문병희 기자

칼둔 청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UAE 의혹'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임 실장의 방문 직후, 이를 둘러싼 '갖은 설'이 잇따랐다. 대북접촉설, UAE 원전사업을 추진한 MB 정부 뒷조사설, 탈원전 정책 불만 무마설 등에 이어 최근엔 군사협력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익을 위하여'란 이유로 함구했다. 양국 간 이해와 신의 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원전 수출에 문제가 있다'는 보수 야권의 의혹 제기에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국익 논리'로 대응했다.

'국익.' 이는 외교 문제를 다룰 때 자주 듣는 말이다. 실제 한 달을 공전한 임종석 실장의 UAE행에 대해 사석에서 만난 한 청와대 관계자도 "국익을 위하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분명 임 실장은 국익을 위해 UAE를 다녀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믿든, 믿지 않든 이를 지켜보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도 답~답~하다.

결이 좀 다른 얘기지만, 칼둔 청장 방한 일정 보도 과정에서도 '국익'이란 말이 툭 튀어나왔다. 한 기자는 "엠바고와 국익 때문에 좇아가는 기자가 됐다"고 넋두리를 했다. 청와대는 통상 문 대통령과 타국 정상들의 외교 일정 등과 관련해 '사안의 중대성(국익)'을 감안해 '엠바고(보도시점 유예)'를 요청하는데, 다른 출입처 등을 통해 보도가 된 데 따른 하소연이었다. 기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이 '물 먹는다'이다. 청와대 요청을 들어주다가 '물을 먹었다'는 얘기다.

칼둔 청장이 차량에 오르고 있다./문병희 기자
칼둔 청장이 차량에 오르고 있다./문병희 기자

앞 얘기로 돌아가자. '위하여'란 기본적 의미는 이롭게 하거나 잘 되게 한다는 것이다. 애정과 희생, 헌신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잘못 쓰일 때다. UAE 건의 '진실'은 '당사자들'만 알 일이다. 다만 국익을 이유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은 없기를…. 선무당의 오지랖이겠지만 말이다.

칼둔? 칼든? 그는 꼬리를 무는 'UAE 의혹'을 '칼 같이' 잘라낼 수 있을까.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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