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신건강 이상설'을 부인했다. 또 스스로를 "매우 안정적인 천재"라고 자화자찬했다. /게티이미지 제공 |
[더팩트 | 김소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정신건강 이상설'을 정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내 삶을 통틀어 가장 큰 두 가지 자산은 정신 안정과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라는 게시물을 남겼다. 이어 "나는 '매우' 성공적인 사업가로 시작해 최고 TV 스타, 첫 도전 만에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며 "내 생각에 이것은 똑똑한 것이 아닌 천재 수준이다. 그리고 매우 안정적인 천재(very stable genius)"라고 특유의 과시 화법으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난 대선을 전후한 '트럼프 이너서클'의 내막을 파헤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울프가 책을 통해 백악관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으며, 대통령을 제멋대로인 '어린아이'처럼 여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능과 정신 건강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치매 혹은 의식 저하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의심한 적이 결코 없다"며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다.
언론인 출신인 마이클 울프는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서 "고위 참모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만 한 정신 상태를 갖췄는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염과 분노' 표지. |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은 지난 3일 백악관 정례브리핑 중에 기자들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간에 오간 설전으로 촉발됐다.
일부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 버튼 트윗'을 두고 '우발적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경솔한 행위'라며 정신 건강 문제까지 거론했고, 샌더스 대변인은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박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산안과 인프라 투자·이민법 개혁 등을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 등과 이곳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울브가 자신을 '수 시간 동안' 인터뷰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울프와 아주 오래 전 기사와 관련해 짧은 인터뷰를 했다"며 "난 이 남자를 모른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에서 일어났다는 긴 인터뷰는 "그의 상상에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울프는 정말 지루하고 거짓된 이 책을 팔아먹기 위해 이야기들을 지어낸 완전한 루저(패배자)"라고 비난했지만, 책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에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지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문제를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신과 의사들이 대통령 등 공인에 대한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진료 없이 정신상태를 공표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골드워터 룰'(Goldwater Rule)이 깨지고 있으며, 근거없는 주장이 정쟁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s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