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김근태 6주기…민평련계 선전 살펴보니
입력: 2017.12.31 04:00 / 수정: 2017.12.31 04:0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故(고) 김근태 선생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하며 故(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더팩트 DB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30일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故(고) 김근태 선생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하며 故(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더팩트 DB

민주당 내 사실상 유일한 계파...'소장파·범주류'로 당·정·청 기용 많아져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6주기 추모행사에 참여한 여권인사들의 면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GT계가 더불어민주당의 요직에 두루 입성하면서 사실상 집권여당 내 유일한 계파로 굳건히 자리를 잡을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 추도미사로 시작된 김 상임고문의 6주기 추모행사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문희상, 이종걸, 박영선, 설훈, 이인영, 박완주, 유은혜 의원 등 김 전 고문과 인연 깊은 의원들이 보였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 전 고문의 친구인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도 찾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고문 부인인 민주당 인재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은 여기에 와 있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GT계가 그나마 뚜렷한 계파로 통한다. 한 초선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전 고문이 세상을 떠나면서 주춤했던 GT계가 대선 등 당의 중요한 시점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내왔다"며 "당이 이름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이들이 하나의 뚜렷한 세력형성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이하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15년 7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위협하는 사드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이하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15년 7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위협하는 사드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GT계는 주로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을 아우르고 있다. 민평련은 김 전 고문이 민주화운동을 할 당시 함께한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민주당 내 모임이다. 김 전 고문의 아내인 인 의원을 포함해 설훈 의원과 우원식·유은혜·유승희·기동민 의원 등 20여 명의 현역 의원들로 구성돼있다.

민평련은 지난 2011년 김 전 고문이 세상을 떠나며 구심점을 잃었으나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현안에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당 내 '소장파'로서 자리잡게 됐다. 지난해 민주당 분당 사태가 나기 전까지 여러 계파 중 비주류에 속했던 이들은 이후 비문계가 대거 탈당하며 주류인 친문계를 제외한 유일한 계파로 통한다.

민평련의 두각은 지난 대선 당시 때 두드러졌다. 지난 2011년 대선 때도 후보 검증 토론회를 벌이며 힘을 실었던 민평련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 지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같은날 열린 5주기 추모행사엔 문재인 당시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안희정·이재명·박원순·김부겸 등 범야권 대선후보들이 '김근태 정신'을 받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권교체 후 민평련계는 당·정·청에 기용되면서 약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민평련 소속인 우원식 의원이 친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다. 당시 김 전 고문의 아내인 인 의원 역시 "당내 선거에서 이기기는 처음"이라면서 놀랐다고 한다.

당내에선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있는 박홍근 의원외에도 윤후덕·권미혁·위성곤 의원이 민평련계다. 이외에도 민평련계인 박완주 의원은 수석 대변인을 맡고있으며, 홍익표 의원은 정책위의장, 김민기 의원은 수석 사무부총장을 각각 맡고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을 찾아 지진 피해가 가장 큰 한 아파트를 둘러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포항=문병희 기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을 찾아 지진 피해가 가장 큰 한 아파트를 둘러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포항=문병희 기자

국회 협상 탓에 6주기 추도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우 원내대표는 협상을 매듭지은 후 오후 마석 묘역참배 추도사에 곧바로 합류했다. 김 전 상임고문을 '형'이라 부르는 그는 "3기 민주정부 원내대표로 분투하면서 ‘인간의 가치는 그가 품고 있는 희망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형님의 준엄한 말, 늘 가슴속에 각인하고 있다"며 "반짝이는 별처럼 김근태의 유지를 이정표 삼아 뚜벅뚜벅 걷겠다. 김근태의 이름,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민평련계는 당내 범주류·중도로 분류되면서 정·청 인사로도 자주 발탁되는 모습이다. 주중 대사인 노영민 전 의원과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이 원조 민평련계로 꼽히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임종석 비서실장도 범 GT계로 분류된다. 이밖에도 민평련 소속인 유은혜·소병훈 의원이 이후 내각과 청와대 등용 하마평에 주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 대신 추도식에 대리참석한 임 비서실장은 "김 의장은 싸워야 할 때 제일 먼저 싸우고 견뎌야 할 때 가장 마지막까지 견디는 민주주의자였다"라면서 그의 정신을 기렸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했던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최근 UAE 출장 건으로 참석이 어려운 줄 알았는데 참석해 놀랐다"면서 "(임 실장까지) 사실상 민주당과 정권 요직인사 대부분이 이날 추도행사에 참석한 셈"이라고 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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