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문재인 대통령의 '만찬'에 숨은 '코드'
입력: 2017.12.31 04:00 / 수정: 2017.12.31 04:00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이후 밥을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해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재외공관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이후 '밥'을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해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재외공관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메뉴'로 의미와 배려 담아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식사 한 끼 하고 싶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후 국무위원들과 가진 첫 '만찬'에서 한 말이다. 지난 27일 문 대통령은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7개월 반 동안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기약했다.

정치에서 누구와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람과 사람 간 거리를 좁히는 구실을 한다. 식사는 곧 '소통(의 가교)'을 상징한다. 절친했던 사이는 돈독하게, 어색하고 멀어졌던 관계는 친밀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문 대통령도 지난 5월 10일 취임 직후, 각계각층과 밥을 함께 먹으며 '소통'해왔다. 기업인과 정계, 노동계, 재외공관장, 국무위원 등 약 여덟 차례 정도 청와대에서 '만찬'을 했다. 조·오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찬은 여유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다.

만찬의 꽃은 '메뉴'다. 초청 대상자의 성격에 맞춘 '의미'와 '배려'를 담았다.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5월 19일)과 경제계(7월27일·28일)엔 소통과 화합의 상징인 '비빔밥', 노동계(10월 24일)는 청계천 노동자들이 즐긴 '추어탕'을 접대했다.

지난 10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와 만찬에 오른 추어탕과 콩나물밥./청와대 제공
지난 10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와 만찬에 오른 추어탕과 콩나물밥./청와대 제공

각 자리엔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었다. 여당엔 당청 소통 강화를, 야당엔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를 요청했다. 연 이틀 간에 걸쳐 가진 경제계와 만찬엔 중견기업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초대해 대기업에 '무언의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오뚜기는 비정규직 최소화, 상속세 모범 납부 등의 평가를 받았고,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재벌개혁'을 주요 공약을 내세웠다.

최근 전군 지휘관(12월 8일)들과 재외공관장(12월 18일)들의 오찬과 만찬 자리엔 재해를 입은 '지역 특산물'을 내놓았다.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의 과메기, 가격 폭락을 맞은 전남 영암군의 대봉시와 화재가 발생한 여수 수산시장의 갓김치, 가뭄으로 속앓이를 한 충북 보은의 인삼 대추차 등을 테이블에 올렸다.

만찬을 기념하는 '건배주'는 막걸리와 청주 등 전통주를 선택했다. 통상 오찬인 경우 술 대신 '포도주스'로 잔을 채웠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에 박차를 가하며 '평창 고요의 아침'이란 차가 식사 자리와 티타임 자리에 자주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한편 취임 첫해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주력한 문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인 내년,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공식 석상에서 '국민 삶'을 핵심 키워드로 삼은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주거, 의료, 교육, 통신, 교통 등 5대 생계비 부담 경감을 신속히 추진해 국민들이 나아진 생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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