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남용희 기자 |
김관진 석방한 판사, 우병우 심사 스스로 재배당 요청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국가정보원을 동원한 불법 사찰 혐의로 구속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구속적부심은 피의자 구속이 합당한지 법원이 다시 판단하는 절차다.
26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적부심사를 27일 오후 2시부터 진행키로 했다. 이번 구속적부심 심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 이우철 재판장이 맡는다.
본래 구속적부심 심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부장판사 신광렬)가 담당한다. 그러나 신 부장판사는 "배당된 사건 처리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다"며 재배당을 요구했다.
신 부장판사는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사법연수원 19기 동기이다. 신 부장판사는 앞서 군 댓글공작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진 전 정책실장의 구속적부심을 맡아 모두 석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신 부장판사 요청에 따라 구속적부심사는 형사51부 대리재판부인 형사1부에 재배당해야 하지만, 해당 재판장이 현재 휴가 중이어서 형사1부의 대리재판부인 형사 2부로 최종 배당됐다.
통상 구속적부심은 영장실질심사처럼 1회 심문을 통해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추가로 심문기일을 열 수도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국정원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성향 교육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과학기술계 인사, 출판문학계 인사들의 동향 파악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그는 추명호(54·구속)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문화체육관광부 박민권 1차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의 동향을 수집하도록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지난 18일과 19일 총 2번 소환 조사했을 뿐이다. 우 전 수석이 지난 21~22일 본인 재판 준비를 하느라 전날인 20일에는 조사를 못 했고, 크리스마스 연휴 때는 변호인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환하지 못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도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변호인과 상의해야 한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연기하고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이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면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국정원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며 친정부성향의 불법 선거운동 및 정치관여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역시 보석을 신청했다.
ks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