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안철수-유승민, 그들은 통합할 수 있을까
입력: 2017.12.26 04:00 / 수정: 2017.12.26 04: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통합 달성 여부에 대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통합 달성 여부에 대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회사진취재단

安 '전 당원 투표' 초강수-劉 "결단 환영" 화답, 통합 의지 공감대…남은 과제는?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한 배에 오르기 일보 직전이다. 안 대표는 당내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 당원 투표'라는 초강수를 띄웠고 유 대표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 개혁 세력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통합은 무사히 이뤄질 수 있을까.

안 대표와 유 대표가 통합이라는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몇 가지 큰 과제들을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는 국민의당 내부 정리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통합 의사를 밝힌 이후부터 지속적 내홍을 겪고 있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 등 호남계 의원들부터 일부 초선들까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정치권에선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20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1일 당무위원회의에서 만난 안철수 대표와 통합 반대파 유성엽 의원. /국회=이새롬 기자
지난 21일 당무위원회의에서 만난 안철수 대표와 통합 반대파 유성엽 의원. /국회=이새롬 기자

안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대표직을 건 '전 당원 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졌고 반대파는 격분했다. 찬성파와 반대파는 정면충돌하며 서로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전 당원 투표가 채 시작되기도 전 국민의당은 이미 두 동강이 난 모습이었다.

사실상 정치권에선 이미 국민의당 분열이 기정사실화됐다고 본다. 전 당원 투표 시행으로로 인해 발생한 격한 충돌이 그 반증이며 찬성파도 반대파도 더는 서로 함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바른정당도 국민의당 분열 조짐에 '부채질'하고 있다. 바른정당 일각에선 통합의 조건으로 반대파의 중심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 배제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들로 미루어 봤을 때 국민의당 내홍은 결국 분열로 정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안철수 대표는 과연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까. 지난 21일 당무위원회 직후 현장을 빠져나가는 안 대표. /국회=이새롬 기자
안철수 대표는 과연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까. 지난 21일 당무위원회 직후 현장을 빠져나가는 안 대표. /국회=이새롬 기자

안 대표가 분열까지 감수하고 유 대표와 마음을 모았다 한들 국민의당 전 당원 투표에서 안 대표가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통합은 그대로 무산된다. 지난 21일 당무위를 통과한 전 당원 투표는 27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되고 31일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계획돼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전 당원 투표에서 안 대표의 재신임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선 패배 직후 당 대표 선거에서도 과반 이상을 얻었던 만큼 안 대표의 지지자층이 두텁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안 대표가 대표직을 걸면서까지 승부수를 띄운 것은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란 것. 안 대표 측은 사전에 충분히 당원들의 표심을 조사해봤을 가능성이 크다.

전 당원 투표에서 안 대표 재신임이 가결되면 사실상 국민의당 내홍도 자동적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반대파도 더이상은 반대의 명분이 없어지고 정치권에서 예측한 대로 분 단계로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저희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사진은 제천 화재현장을 방문한 유 대표. /제천=임세준 기자
유승민 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저희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사진은 제천 화재현장을 방문한 유 대표. /제천=임세준 기자

마지막으로는 정체성이다. 정치권에서 두 당의 통합과 관련, 가장 우려를 표하는 것이 바로 '정체성'이다. 중도라고 하지만 사실상 바른정당은 보수이고 국민의당은 진보 내지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이념과 노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늘 우리 정체성은 보수에 있다. 그것도 새로운 보수에 있다"며 "저희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즉 그저 중도가 아니라 중도보수여야만 통합이 가능하단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보수'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는 주로 개혁·중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이 두 당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유 대표 및 바른정당의 이러한 입장을 애초부터 알고 있음에도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본다. 즉, 안 대표는 이미 속으로 이에 대한 정리를 끝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안 대표는 '보수'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사실상 바른정당이 주장하는 그 노선에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박·천·정 의원 등 호남 세력이 배제되는 것이 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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