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임종석, UAE행 미스터리…유력한 '설(說)'
입력: 2017.12.22 05:00 / 수정: 2017.12.22 05:00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아랍에미리트 중동 특사 파견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UAE 아크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기념 벽시계를 선물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아랍에미리트 중동 특사 파견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UAE 아크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기념 벽시계를 선물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휴가'서 복귀한 임종석, UAE행 '입' 열까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UAE(아랍에미리트)에 왜 갔을까."

최근 청와대 안팎은 이른바 '임종석, UAE행 미스터리'로 시끌시끌하다. 임 실장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2박 4일 일정으로 UAE와 레바논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다. 흔치 않은 대통령 비서실장의 중동 특사행은 '여러 의혹'을 낳았고, 열흘 넘도록 '공전' 중이다.

논란의 핵심은 '방문 목적'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임 실장의 중동행은) 해외파견 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UAE 왕세제,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외교 일정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곧바로 '대북접촉설'이 불거졌고, 정치권 등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추적설, UAE 원전 불만 무마설 등이 잇따랐다. 청와대는 여러 차례 진화에 나섰지만, '오락가락 해명'으로 논란을 키웠다. 그리고 '설왕설래'는 '현재 진행형'이다.

◆ 대북접촉설, 임종석이라서?

임 실장의 UAE행 직후, 처음엔 '대북접촉설'이 나왔다. 여야 정치권에선 "'임종석'이라서"란 뒷말이 나왔다. 임 실장은 과거 운동권(전국대학생대표자 협의회) 출신으로, 1989년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을 실현했다. 청와대 입성 전 대북 관련 사업을 했다.

이런 이력을 연유로 북측과 비밀접촉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UAE와 레바논 양국엔 모두 북한 대사관이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격려 차원"이라고 밝혔다.

◆ 'MB 비리' 관련설, 의혹 '증폭'

청와대와 정치권 일각에선 임종석 실장의 UAE 방문 목적을 놓고 대북접촉설MB 비리 관련설원전 불만 무마설 등이 제기됐고,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와 정치권 일각에선 임종석 실장의 UAE 방문 목적을 놓고 '대북접촉설''MB 비리 관련설''원전 불만 무마설' 등이 제기됐고,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제공

연이어 'MB 비리 관련설'이 터졌다. 임 실장의 중동행은 "이명박 정부 당시 비리와 관련된 것"이라고 지난 11일 <MBC>가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009년 20조 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 수주를 계기로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검찰의 본격 조사에 앞서 임 실장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사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했고 정정보도 요청을 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적폐청산'을 앞세워 보수 정권의 비리를 정조준했다. 여권은 "MB 정권이 적폐의 원조"라고 공세를 펴왔다. 정황 상 일각에서 해당 의혹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 UAE 원전 불만 무마설…왜?

'MB 비리 관련설'이 등장하자, 보수 야당에선 'UAE의 원전 건설 중단과 국교 단절 움직임 때문에 임 실장을 급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과 UAE와의 최대 접점은 '원전'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임 실장의 중동행을 'UAE 원전 게이트'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펴 정치 공방으로 번진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선 'MB 비리'에 대한 '선제적 방어'란 시각도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돼온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MB 정부의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얘기를 퍼트리는 문재인 정부를 그 나라 왕세자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렬히 비난하자 이를 수습, 무마하려고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소문이 나돈다"고 주장했다. 2008년 한국전력의 해외자원개발을 자문한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이 UAE 왕세제와 회동 때 임 실장과 동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의혹을 더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원전을 이명박(MB) 정부에서 수주하고 난 다음에 그때까진 관계가 좋았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 관계가 소원해졌단 말이 있어 국익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과 2015년 UAE를 두 차례 방문했다. 급기야 22일엔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상에서 'UAE 원전 공사에 차질이 있다'는 내용의 지라시까지 돌았지만, 산업계 일각에선 '사실무근'이란 반응을 보였다.

◆ 끊나지 않은 논란…임 실장, '노코멘트'?

UAE 아크부대를 방문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UAE 아크부대를 방문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2일엔 "UAE 왕세자가 날짜를 지정해 이에 맞추느라 급해졌고, 청와대 3실장 중 한명이 가야한다고 문 대통령이 언급해 중국 방문과 무관한 임 실장이 가게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 방문 시기는 우리 정부가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임 실장은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에 반차 휴가를 썼으며, 21일까지 연차 소진을 겸해 휴가를 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공방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야당을 중심으로 임 실장의 UAE행 의혹을 규명하고자 국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했으나, 그의 '돌연 휴가'로 설전을 벌이며 파행됐다.

야당은 임 실장의 UAE행을 놓고 장기전으로 끌고 갈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꼽힌 임 실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란 시선도 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의 복귀 후 입장 표명 여부와 관련해 '없을 것'이란 뉘앙스를 풍겼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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