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한국당 당무감사, 친박계 대거 물갈이… 홍준표, 친정체제 구축?
입력: 2017.12.18 00:01 / 수정: 2017.12.18 00:40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전체의 30%에 달하는 당협위원장들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이 중에는 친박계 인사 다수 등이 포함됐다. /남용희 기자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전체의 30%에 달하는 당협위원장들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이 중에는 친박계 인사 다수 등이 포함됐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7일 당협위원장 전체 214명 중 62명을 '물갈이' 대상으로 정했다. 대상에는 친박계 현역 의원 4명이 들어갔고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원외 위원장(현역 의원이 아닌 당협위원장)들도 포함됐다.

홍준표 대표는 "일체의 정무적 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엄격히 블라인드로 결정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친박계는 몰아내고 바른정당 복당파를 확실하게 안으로 들이려는 전략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홍'(親 홍준표)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당협위원장은 한 지역구를 관리하는 당의 위원장을 뜻하며 보통 현역 의원이 아니라면 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직이 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당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등에 대한 공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왼쪽)도 이번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이새롬 기자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왼쪽)도 이번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이새롬 기자

◆'친박계 OUT'… 서청원 등 친박계 현역의원 4명 포함

홍문표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약 한 달 간 진행된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214명 중 62명, 30%에 달하는 당협위원장이 교체 명단에 올랐다.

특히 현역의원 중에서는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유기준(4선, 부산 서구동구), 배덕광(재선, 부산 해운대구을), 엄용수(초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4명이 올랐는데 이들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원외 위원장 중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공신들이 다수 포함됐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서울 영등포을),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부산 연제), 손범규 변호사(경기 고양갑), 전하진 전 의원(경기 성남분당), 박창식 전 의원(경기 구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치권에선 이와 관련 홍 대표의 '친박(親 박근혜) 청산' 중 한 단계라는 분석이 나왔다. 친박계는 홍 대표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눈엣가시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하는 등 계속해서 친박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에 포함된 서 의원은 친박계의 '좌장'(어른)이라고 불릴 정도로 핵심이 되는 인물이다. 서 의원은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강제 출당할 당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함께 출당 권고를 받기도 했다.

친박 청산은 홍 대표가 자신의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약 7개월가량 남겨둔 가운데 홍 대표가 친박 청산과 함께 친정 체제 구축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원위 당협위원장 7명 정도가 교체 대상에 올랐는데 홍준표 대표가 바른정당 의원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특히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원위 당협위원장 7명 정도가 교체 대상에 올랐는데 홍준표 대표가 바른정당 의원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바른정당 IN'… 복당파 자리 비워주기?

또 눈에 띄는 것은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원외 위원장 7곳 정도가 교체 대상에 오른 것이다. 김성태(서울 강서울)·정양석(서울 강북갑)·이진복(부산 동래)·강길부(울산 울주)김영우(경기 포천가평)·홍철호(경기 김포을)·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등이다.

지난해 바른정당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며 한국당을 떠나면서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 자리는 원외 위원장들로 채워진 바 있다. 이후 복당파 의원들이 다시 돌아왔지만 당협위원장직을 갖지 못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당무감사에서 당시 교체됐던 몇몇 자리가 다시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이를 두고 홍 대표가 복당파를 위해 해당 당협위원장직을 비워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홍 대표는 김무성 의원 등을 필두로 한 복당파 의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얼마전 새롭게 선출된 김성태 원내대표는 홍 대표가 힘을 실으면서 '친홍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즉,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를 통해 홍 대표가 자신의 세력으로 분류되는 복당파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분석이다. 복당파 의원들이 비워진 곳의 당협위원장으로 다시 복귀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이번 교체에서는 바른정당에 잔류한 이혜훈(서울 서초갑)·이학재(인천 서갑)·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의 지역구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대상에 올랐는데 홍 대표가 이들에게 돌아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친홍계 류여해 최고위원도 명단에 올랐다. /배정한 기자
친홍계 류여해 최고위원도 명단에 올랐다. /배정한 기자

◆명단 오른 류여해… 육참골단(肉斬骨斷)?

현 홍준표 지도부의 류여해 최고위원도 명단에 올랐다. 류 최고위원은 대표적 '친홍계'로 분류되는 인물이기도 한데 이번 명단에 속한 것이 육참골단(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편의 뼈를 깎는다)의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약 30%의 위원장을 교체한 것은 홍 대표에게도 부담이 크다. 특히 친박계가 대거 포함되는 등의 모습은 정치적 의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홍 대표가 반발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과 가까웠던 류 최고위원을 명단에 포함한 것이란 관측이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당무감사가 발표된 이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대선 후보로 밀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이제는 필요 없다는 이유로 버렸다. 이런 일은 있어서 안 된다"며 "저는 저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홍 대표에게 맞서 적극 투쟁할 것이다. 홍준표의 사당이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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