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호원, 文대통령 취재기자 집단폭행…정치권 "대한민국 모독"
입력: 2017.12.14 16:12 / 수정: 2017.12.14 17:57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 14일 발생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문 대통령./청와대 제공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 14일 발생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문 대통령./청와대 제공

中 경호원들 15여 명이 韓기자 두 명 둘러싸고 구둣발로 집단폭행…정치권 "항의할 건 해야"

[더팩트|베이징=오경희·국회=조아라 기자]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 2명이 현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 14일 발생했다. 이에 국내 정치권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모독한 것"이라며 사드 논란 후 한중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장에서 연설을 마치고 개막식장 뒤편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부스를 돌아봤다. 이후 문 대통령이 기업부스의 맞은편 홀에 있는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들을 돌아보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 경호원들이 한국 취재진들을 저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출입 비표를 보여줘도 길을 터주지 않자, 이에 항의하던 한국 사진기자들에게 현지 경호원들은 멱살을 쥐어 넘어트렸다. 이를 말리던 청와대 춘추관 간부까지 폭행을 당했다.

몇 분 뒤 맞은편 홀에서 또 다른 중국 경호원들과 취재진들이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집단구타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자 2명이 15명가량의 현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주먹질과 발로 구타를 당했다. 구둣발로 가격을 당한 한 기자는 오른쪽 눈두덩이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쌍코피가 터졌다.

이들은 이후 조어대에 있는 의무실로 긴급 후속 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안구 출혈 및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고 있어 MRI와 CT 등을 찍기 위해 대통령 전용 병원으로 후송돼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정치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냉랭해진 양국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기도 전에 다시금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집권여당에선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항의할 부분은 확실히 항의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국빈 대우를 받으며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을 취재하기 위한 한국 기자들이지 않느냐"며 "(중국 측의 경호원들이 국내 기자를 폭행했다면)이건 외교적 결례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외교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취재진을 폭행한 경호원들의 신분에 대해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공안이 아니더라도 어떤 경우에서도 한 나라의 국빈방문 중 취재단 폭행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그래도 사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압박하면서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반감이 상당했는데,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며 "더 크게 나아가선 한중 관계 또한 상당히 나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에 앞서 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제공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에 앞서 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치권에선 정확한 경위와 양국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 정부의 유감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중국에 유감표명과 동시에 단호한 대처를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세계적으로 언론자유는 보장하는 추세에서 우리나라 기자들이 그런 일을 당했다니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정부는 이런 불행한 일에 대해 항의할 부분은 항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통위 소속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중 관계가 미묘해서 정확한 팩트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고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런 문제는 정부측, 외교부의 입장에 맞춰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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