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선출…'비홍'은 없었다
입력: 2017.12.13 05:31 / 수정: 2017.12.13 05:31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일 경선 직후 홍준표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일 경선 직후 홍준표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친홍'(親 홍준표)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이 12일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무(無)계파인 중도층의 표심 이동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이번 경선은 '친홍 대 비홍의 싸움'이라는 프레임이 강했으나 그보다는 '친박 대 비박' 프레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홍'은 없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계파 간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경선은 친홍계 김 의원, 친박(親 박근혜)계 홍문종 의원, 중도 한선교 의원의 3파전으로 진행됐다. 이번 경선의 승자 계파가 당내 주도권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되는 중요한 싸움이었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출된 김성태 의원과 함진규 의원이 홍준표 대표, 전임 원내지도부와 함께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출된 김성태 의원과 함진규 의원이 홍준표 대표, 전임 원내지도부와 함께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투표 후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총 투표수 108표 중 한 의원이 17표, 김 의원이 55표, 홍 의원이 35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외로 중도 후보였던 한 의원의 득표가 저조했고 1차에서 김 의원이 과반을 넘기며 결선투표 없이 단번에 당선됐다. 이는 중도표심이 상대적으로 김 의원에게 몰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는 한 의원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앞서 같은 중도 후보였던 이주영·조경태 의원과 여론조사를 실시해 단일화를 했다.

당시 단일화 전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선 한 의원을 가장 '약체' 후보로 평가했으나 덜컥 여론조사에서 1등을 기록했다. 이주영·조경태 의원보다는 아나운서 출신인 한 의원이 인지도면에서 앞섰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당내에선 한 의원에 대한 우려가 커 보였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당내 관계자 및 의원들은 한 의원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그는 '트러블 메이커'(논란을 만드는 사람) 이미지가 강하고 그다지 강점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선교 원내대표 후보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후보, 홍문종 원내대표 후보, 이채익 정책위의장 후보, 함진규 정책위의장 후보, 김성태 원내대표 후보(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한선교 원내대표 후보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후보, 홍문종 원내대표 후보, 이채익 정책위의장 후보, 함진규 정책위의장 후보, 김성태 원내대표 후보(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아울러 '친박 대 비박' 프레임이 작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 의원 역시 중도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실상 친박에 더 가깝다. 그는 자신을 '원박'(원조 친박)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등과 함께 최근 당내에서 가장 입지가 줄어든 친박계보다는 현재 당 지도부(친홍)와 바른정당 복당파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에게로 중도층의 지지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표 이탈도 추측해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전략적으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친박계인 함진규 의원을 택했는데 이것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김성태 의원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김성태 의원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게다가 김 의원의 '대여투쟁력'이 부각된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예산안 정국에서 '한국당 패싱' 등이 일어나며 신임 원내대표의 필수 자질로 '대여투쟁력'이 급부상한 가운데 김 의원이 적임자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줄곧 자신의 대여투쟁력을 강점으로 강조해왔다. 이날 경선에서도 그는 "투쟁전문가 김성태다"라면서 "대여투쟁은 아무나 못 한다. 말이 좋아 대여투쟁이지 입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쌈박질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홍준표 대표가 힘을 실었던 김 의원이 선출되면서 당이 '홍준표 체제'로의 본격적인 정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홍 대표는 이견을 자주 보였던 정우택 원내대표 임기 동안은 원내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던 홍 대표는 "지금까지 원내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라며 "다음 원내대표 때는 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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