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박지원 계란세례·DJ비자금' 親安-反安 갈등 '최고조'…분당?
입력: 2017.12.11 04:00 / 수정: 2017.12.11 04:00

박주원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허위제보가 국민의당의 또 다른 당내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분위기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달 21일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박주원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허위제보'가 국민의당의 또 다른 당내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분위기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달 21일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일각에선 박주원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허위제보'가 또 다른 당내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와 이를 반대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표가 10일 동시에 곤혹을 겪었다. 안 대표가 지난 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찾은 호남일정에서다. 안 대표는 통합을 반대하는 이른바 반안(反安)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먹었고, 박 전 대표는 달걀을 뺨에 맞았다.

이번 2박3일 호남 일정은 안 대표가 그동안 고심해온 일정이었다고 한다. 당내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반대에 부딪힌 만큼, 당의 안방격인 호남에서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찾은 자리였다.

하지만 일정 시작 하루 전인 지난 8일, 안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박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허위제보' 보도가 터졌다. DJ 정신과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국민의당으로서 치명적인 타격과 파장은 상당했다. 때문에 당 내부에선 안 대표의 이번 호남 일정 취소를 권유했지만 안 대표는 강고했다. 안 대표 측근은 10일 <더팩트>에 "박 최고위원과 관련해서는 당원권 정지라는 엄중 조치를 취했다"며 "그동안 호남에 대한 민심을 듣자는 차원에서 여러가지 일정이었는데 갑자기 취소하는 것은 지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우려가 나왔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사실 호남에 가는 것도 안 대표가 혼자 결정해 (당에) 통보한 것"이라며 "이 시점에 가는 것이 맞는가"라며 안 대표의 독단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고, 박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만약 불상사가 나면 제2의 정원식 밀가루 사건, YS 광주유세 사건처럼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며 안 대표를 만류했다고 한다.

박지원 전 대표가 10일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서 안 대표 측 지지자에게 달걀을 맞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박지원 페이스북 캡쳐
박지원 전 대표가 10일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서 안 대표 측 지지자에게 달걀을 맞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박지원 페이스북 캡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목포와 광주 일정에선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우선 통합에 강력 제동을 걸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안 대표의 지지자로부터 받은 달걀 세례를 받았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서 출발선에 선 박 전 대표를 향해 "박지원 물러나라"며 60대 여성이 던진 것이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에게 "김대중 비자금 (제보를) 해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물러나라"고 발언한 남성에 맞서 던진 것이라고 한다. 이 탓에 박 전 대표는 이후 나주 일정 등을 취소해야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당 주최로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쓴소리를 들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반안파 지지자들이 안 대표 도착에 맞춰 현수막을 들어올리며 '험한 소리'를 내질렀다. 현수막 등 내용엔 "오냐오냐 후레자식 만들었다", "안랩으로 돌아가라"는 등의 비난이 적혀있었다. 이를 친안계 지지자들이 막으려 하는 통에 실랑이가 오갔다.

취임 100일 맞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취임 100일 맞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상황이 악화될대로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 의지는 강력했다. 토론회에서 안 대표는 "바른정당이 영남당이라고 누가 말했는데, 바른정당 의원들의 11명 중 7명이 수도권이고 1명은 호남, 영남의원이 3명이다. 지금 바른정당은 수도권 정당"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고 두 번에 걸쳐 자유한국당과 가까운 의원들은 다 나갔다"고 사실상 '방어'를 택했다.

당 분란에 대해서도 호남 중진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제가 당대표 취임 100일이 안됐는데도 중진들이 이견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것은 정말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을 하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 자꾸 바깥으로 분출되면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떠나 지긋지긋해서 싸우는 정당에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호남 중진들을 겨냥했다.

이와 관련 호남 중진들 사이에선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라고 한다. 호남 중진 측은 <더팩트>에 "이젠 책임을 떠넘기기 까지 하느냐.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그동안 통합을 강조하더니 오히려 자신이 분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수도권의 한 지역위원장은 통화에서 "이번 일(DJ 비자금 허위제보)을 안 대표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당장 내부에서 '적폐' 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서로(친안계와 반안계)의 갈등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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