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대석] 주승용 “통합은 살아남기 위한 것…연대부터 추진해야”
입력: 2017.12.11 04:00 / 수정: 2017.12.11 15:00

주승용(65·전남 여수을·4선)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5일 인터뷰 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은 취재진 앞에서도 지역 민원을 듣고 있었다. 주 의원은 27년째 정치생활을 하며 민심을 철칙으로 삼고있다. /이효균 기자
주승용(65·전남 여수을·4선)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5일 인터뷰 차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은 취재진 앞에서도 지역 민원을 듣고 있었다. 주 의원은 27년째 정치생활을 하며 '민심'을 철칙으로 삼고있다. /이효균 기자

'승용불패'…전남도지사 출마 고심 "우리나라가 아껴놓은 땅, 지방부터 중앙정치 노하우 살릴 수 있을 것"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선상님, 그러니까 지금 마음이 불안하다 이거죠잉, 제가 지금 인터뷰를 해야해서 통화는 길게 못허고, 다음주에 한 번 내려갈게요잉."

주승용(65·전남 여수을·4선) 국민의당 의원은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을 찾은 취재진 앞에서도 지역 민원을 듣고 있었다. 이처럼 그가 27년째 정치생활을 하며 '민심'을 철칙으로 삼는 것은 도의원과 기초단체장, 국회의원을 바닥부터 익힌 덕분이다. 주 의원은 도의회 의원 2회, 기초단체장 2회, 국회의원 4회 등 총 9회 출마한 공직선거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 8회 당선하며 '승용불패'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전 전남도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가 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전남도지사에 주 의원은 다시 한 번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 선거인단 투표에서 0.4% 차이로 현 이낙연 총리에게 석패한 주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단히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다.

주 의원은 '전남 사랑'은 끝이 없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전남에 대한 애정을 듬뿍 보여줬다. 그는 "전남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나라가 아껴놓은 땅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남이 제1의 시도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1996년 여천군수 시절부터 계획해온 '여수세계박람회'를 2012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낙후된 여수 경제 발전을 2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의원은 "중앙정치를 두루 경험하고 군수시절부터 계획하고 유치해 온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시켰다. 이런 노하우를 전남에 접목시키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다선(多選) 선배의원으로서 내부 분위기를 조율하는 데 힘을 쏟고있다. 주 의원은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당 안팎이 시끄러운데 대해 "당에 바람잘 날이 없다"면서도 양측의 입장 모두를 "공자님의 말씀처럼 듣고있다"고 했다. 주 의원은 통합에 대해선 "결혼도 연애부터"라면서 일단 정책연대부터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두고 감정싸움이 격화되는 데 대해선 "안철수 대표는 밤을 새워서라도 반대파를 설득해야 한다. 또 반대파는 통합에 반대하는 데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2012 여수세계엑스포 개최와 관련 몸과 마음은 고됐지만 성공적인 개최로 여수 지역발전을 2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강점과 노하우를 전남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주 의원은 2012 여수세계엑스포 개최와 관련 "몸과 마음은 고됐지만 성공적인 개최로 여수 지역발전을 2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강점과 노하우를 전남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효균 기자

다음은 주 의원과 지난 5일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나눈 일문일답.

-전남도지사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남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2018년은 전라도라고 명명된 지 1000년이 되는 해다. 그만큼 전통과 역사가 유구한 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역경제가 많이 개발돼야 한다. 그동안 수도권에 밀려 많이 낙후됐다.

전남은 특히 미래를 위해서 우리나라가 아껴놓은 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지역이다. 개발이 늦었던 것이 오히려 그동안 많은 자연환경을 보존할 수 있었다. 특히 전라도가 '전라도'라고 명명되기 전엔 해양도라고 불렸다. 전남은 대한민국 전체의 섬 60%를 갖고있고, 갯벌 역시 절반이 전남에 있다. 해상국립공원도 두 군데나 있다. 이렇게 자연환경적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전남을 지금부터는 환경친화적으로 개발을 해 나간다면 우리나라의 제1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주승용이다. 전남 지역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던 여수(주 의원의 지역구)가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덕분에 지금은 해양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SOC(사회적간접자본)의 확충으로 서울에서 2~3시간이면 접근이 가능하고 호텔이나 컨벤션 등 숙박·행사 시설도 꾸준히 건립중이다.

1996년 여천군수 시절부터 계획하고 여수시장으로 있을 때 국가계획으로 확정했고, SOC 확충해 박근혜 정부에서 성공적인 개최까지 너무나 힘든 과정을 겪었다. 몸과 마음은 고됐지만 성공적인 개최로 여수 지역발전을 20년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강점과 노하우를 전남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자부한다"

-최근 예산정국을 거치면서 수년째 가닥을 잡지 못했던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노선의 무안국제공항 경유가 확정됐다. 전남의 최대 현안으로 이낙연 총리에게 직접 챙겨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주 의원의 평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이 총리에게 전남지사 출신 호남총리가 있음에도 불구, 호남고속철이 무안공항을 경유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총리께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면 금방 해결될 것이라고 쓴소리도 하고 했다.(웃음)

이는 사실 국민의당의 존재와 노력이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비단 이번 KTX 2단계 확정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국무총리부터 시작해 교육부총리, 비서실장 등 인사와 지역투자를 배려하면서 사실상 그동안의 '호남홀대'를 상당부분 상쇄시켰다.

만약 국민의당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제 체제에서의 경쟁이었더라면 "어차피 호남은 민주당을 다 찍어주실텐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또 다시 홀대를 낳았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이 참패를 했기 때문에 위기의식,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지지율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겠느냐.결국 호남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좋은 사람을 선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물꼬를 튼 것이다"

-당장 당내 경선에 뛰어들 후보들도 쟁쟁하다. 박지원 전 대표나 황주홍 의원 등이 꼽히는데. 주 의원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그렇다. 사실 박 전 대표 같은 경우는 출마 하실 뜻을 내비치셔서 놀랐다(웃음) 전남도지사로 나오시리라곤 생각을 못했다. 몇 달 전에 만나서도 박 전 대표께서 본인은 안나가시겠다, "주 대표, 열심히 뛰소"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느닷없이 출마의 뜻을 내비치시니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전남지사에 주승용만 나가리라는 법이 있나.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치열한 경쟁이 된다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이번에 전남도지사에 출마하게 되면 벌써 세 번이나 출마한 게 된다.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때도 맞붙었었고, 이낙연 현 총리와 당내 경선에서도 아깝게 석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도전이 더 간절하다. 저는 도의원부터 시작해서 여천군 군수, 여수시장, 국회의원까지 지방정치와 중앙정치까지 다 경험을 하면서 지역민심을 꾸준히 들었고, 지역현안에도 열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전남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 뽑는데, 지역을 잘 알고 민원을 원만히 잘 해결해 나갈 사람 뽑아야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중이다"

주 의원은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국민의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데 대해 통합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제3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효균 기자
주 의원은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국민의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데 대해 "'통합'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제3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효균 기자

-최근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로 많이 시끄럽다. 특히 호남계 중진들을 중심으로 극렬한 반발이 있는데 주 의원은 입장표명을 딱히 하지 않았는데 개인적 입장은.

"'통합'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제3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찬반 의견이 분출하면서 당내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저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선거연대를 통해서 찰떡공조를 보여준다면 통합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같이 너무 급작스럽게 통합을 바로 추진해선 안된다.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 12월 임시국회 동안에 쟁점법안, 개헌이나 선거구제개편, 방송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에서 협조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나 많다. 다당제 체제에서 바른정당과의 공조가 성과를 낳는다면 충분히 (통합) 논의를 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 일각에선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의 '원조적폐'라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 바른정당에서 두 번의 복당에도 불구하고 남아계신 분들 정도는 저희들이 함께 포용해서 같이 갈 수도 있다는 주장이 맞다고 본다.

민주당의 경우엔 여당이다. 우린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야당이고. 우리가 다시 민주당으로 회귀한다면 다시 양당제로 돌아가게 되어 버린다. '캐스팅보트'로서 해온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다당제 정신을 무너트릴 가능성이 있다"


-이번 통합 갈등으로 인해 '안철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 의원이 바라본 안 대표의 리더십은.

"사실 굉장히 안타깝다. 안 대표에 대해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실 때 반대가 많았다. 나도 반대했고. 그런데도 본인께서 당 대표로 나와 3개월 이내로 지지율을 확 올리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있고, 그것이 고착화되는 게 안 대표의 리더십을 떨어트리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전당대회때 안나왔더라면 지금쯤 안 대표를 찾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리더십에 대해서 조언을 하면, 소통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는 하는데 그 소통을 듣고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까 당내에서 제대로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당내 중진의원들이 많고 경륜이 있는데 이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반영할 것은 반영해야 한다. 또 당 대표는 잠을 자지 않고서라도 반대파 의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대파 의원들도 당원들이 선출한 우리의 대표인 만큼, 잘 챙겨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서울시장에 나가서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나. 우리가 스스로 당 대표를 깎아 내리면 내년 지선에선 어떻게 포장이 가능하겠나"


-전직 지도부로서 안 대표와 자주 만나나. 어떤 조언을 주로 하는지.

"사실 오늘 아침에도 사무실로 찾아와서 얘기를 좀 나눴다. 여러가지로 대화를 많이 하라는 주문이었다. 당내에서 통합을 보류하신 분들도 만나고, 정동영·천정배 의원들도 만나 설득을 하라고 했다. 안 대표에게 진정으로 의지가 있다면 "이것만 된다면 물러나도 좋다, 어떤 일을 해도 좋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라고 했다. 그리고 통합을 한다고 하면 안 대표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고 말을 했다. 유승민 대표 역시 물러나고. 안 대표 스스로는 '당을 살리기만 하면 좋겠다. 통합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car4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