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신임 MBC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상암동=임세준 기자 |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우호, 임흥식, 최승호 3명의 사장 후보자에 대한 최종면접과 투표를 거쳐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MBC 사장에 내정했다. 이어 MBC 주주총회는 최 PD를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이로써 지난 2012년부터 파업과 해고라는 논란으로 '지상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했던 MBC는 5년 만에 정상화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실제 '사장 교체' 이후 MBC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문화방송 노사는 8일 2012년 파업 당시 해고됐던 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 등 6명의 기자와 PD를 전원 복귀시켰다.
김장겸 전 사장 시절 사실상 '여왕'으로 군림했던 배현진 앵커 아나운서가 7년간 지켜온 MBC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서 하차했다. '배신 남매'의 한 명으로 꼽히던 신동호 국장은 라디오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내려왔다. 뿐만 아니라 필자가 속한 기자들의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MBC 인사'가 연이어 올라왔다.
관심을 끈 것은 MBC 파업 당시 좌천됐던 이들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의 거취였다. 이들 중 누군가는 계약직으로, 또다른 누구는 이직을 통해 그 자리에 앉아 좌천된 이들의 업무를 대신했다.
자신의 동료를 떠나보낸 MBC노조 측 입장에서 보면 이른바 '용병'으로 불리는 그들이 많이 미웠을 것이다. 필자 또한 주변 동료가 부당한 전보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누군가 대신한다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절실하게 일하고 싶어 입사했을 수도 있다. 그 예로 배우 고(故) 김주혁 씨가 열연했던 tvN 드라마 '아르곤'이 MBC에 닥칠 현실을 잘 그러냈다고 생각한다.
tvN 드라마 '아르곤' '계약직 이연화(천우희 분) 기자'가 들어와 동료로부터 인정받고, 정규직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아르곤 홈페이지 갈무리 |
해당 드라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 팀에 '계약직' 이연화(천우희 분) 기자가 들어와 동료로부터 인정받기까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기존 팀원들이 이연화를 '용병'으로 부르며 무시한다. 자신들의 동료가 떠난 자리를 이연화가 차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이연화가 큰 특종을 잡아내 동료로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정규직까지 된다.
일각에선 이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의 귀환을 요구한다. 최 사장 역시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을 바로 세우고, 국민께 믿음을 줄 수 있는 방송으로 빨리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실상 'PD수첩'의 귀환을 예고했다.
그런데 '용병'이란 이유만으로 그들을 일선에서 배제하는 것은 앞서 해직된 기자들이 당했던 부당한 대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검증된 실력 없이 학연, 지연 등으로 들어온 사람들이야 당연히 퇴출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까지 배척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 중 이연화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뉴스의 진실을 보도하는 MBC이지, '진영 이익'에 빠져 또 한 번의 사내정치로 분란을 일으키는 MBC는 아닐 것이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이제는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융합과 화합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