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홍준표 '예산안 통과' 사과, 원내대표 경선 전략?
입력: 2017.12.08 18:00 / 수정: 2017.12.08 18:00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내년도 예산안 통과와 관련해 새해 예산안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국회=남용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내년도 예산안 통과와 관련해 "새해 예산안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국회=남용희 기자

현 원내지도부 책임 인정…원내대표 경선 프레임으로 '대여투쟁력' 내세우는 전략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통과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새해 예산안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사죄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대표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정치권에선 홍 대표의 사과가 오는 12일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계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당이 반대를 외쳤지만 결국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 당 내부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는 이번 예산안 통과의 책임을 현 원내지도부에게 씌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시각이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원내지도부의 전략적 실책이라는 비판이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초선 의원은 "꼭 그런 것(원내지도부에 대한 질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라며 "우리도 최선을 다했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합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는 의견도 많다"고 했다.

일각에선 원내지도부를 질책하는 것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강경론'의 득세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최근 불거지는 당내 비판과 관련 "제가 보기에 곧 있을 원내대표 선거에서 강경론이 득세하려고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즉, 현 원내지도부에 협상 과정에서 여당을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씌우고 다음 원내지도부의 '대여투쟁력'을 중요 변수로 작용하게 할 의도라는 분석이다. 실제 당내에서뿐만 아니라 언론 등에서도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의 '대여투쟁력'을 중요 변수로 띄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사과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사과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정치권에서 홍 대표의 사과를 전략적 의도로 보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홍 대표는 지난 6일 SNS를 통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회주의식 좌파 포플리즘 예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당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연말까지 당 내부 혁신을 통해 새해부터는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했다.

홍 대표의 사죄는 현 원내지도부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연말까지 당 내부 혁신을 통해 새해부터는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발언은 원내대표 경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계파 간 신경전이 치열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홍(親洪)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은 "예산안 처리 과정을 통해 제1야당으로서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고 험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아직 야당으로서 체질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여투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의 대여투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즉, 정 원내대표가 말한 '강경론'자들은 친홍계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다른 계파의 원내대표 후보들은 예산안 통과와 관련 대여투쟁력을 강조하기보다는 내부 화합, 협상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현실적으로 예산안에 대해 한국당이 취할 수 있는 투쟁 무기가 별로 없다. 차기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그동안의 내홍을 딛고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원내지도부에 대한 질타보단 어쩔 수 없었다는 '현실론'을 말했다.

중도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도 이번 예산안과 관련 "전략적 미스가 아니"라고 원내지도부를 두둔하면서 "내년에는 민주당이 반 날치기로 통과시킨 예산안이 제대로 쓰였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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