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한국당으로 꺼져" 수모당한 安..."그래도 통합"
입력: 2017.12.06 17:54 / 수정: 2017.12.06 17:5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꺼져라, 자유당으로 가라 등 수모를 당했다. 지난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안 대표.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꺼져라", "자유당으로 가라" 등 수모를 당했다. 지난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안 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수순을 반대하는 당내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꺼져라", "당을 떠나 자유당으로 가라", "철수하라" 등 수모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간 같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수권비전위원회 발대식으로 자리를 옮긴 안 대표는 "외연 확장이 되지 않고 새로운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그 정당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면서 거듭 통합 의지를 다졌다.

◆고성·막말 오간 토론회장...박지원, 당내 소란 정리하기도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평화개혁연대의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했다. 이 모임에는 당의 통합논의에 반대하는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 등이 주축이 돼있다.

당초 안 대표는 이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원래 계획이 없었는데 (통합) 반대 의견을 안 들을 수도 없고, 요청도 있어 참석하게 됐다"며 "이렇게 비난이 클 지 몰랐다"고 전했다.

안 대표가 연단에 서자마자 일부 당원·지지자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안 대표가 축사를 하는 동안 "철수하라", "당을 떠나라" 등 연신 목소리를 높여 안 대표의 축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일부 당원들은 "당을 떠나 자유당으로 가라!"며 "당신이 왜 여기 오냐"는 막말에 가까운 고함도 질렀다.

장내가 거듭 소란으로 이어지자 안 대표와 각을 세우던 박지원 전 대표가 나서 소란을 정리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자리를 뜨며 취재진과 만나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민주정당 아니겠느냐"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이제 합의를 이루면 한 방향으로만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지금 계속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라며 "이번 주말도 각 지역마다 다니면서 여러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이번 주말 호남을 돌며 거듭 당내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떠난 토론회는 통합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천 의원은 토론에서 안 대표를 겨냥 "국민의당의 대표는 국민의당을 그릇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정책연대와 관련 "이는 촛불혁명이 만든 시대의 정신에 역행하는 무모한 시도"라고 질타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예산안 정국에서 보여줬던 바른정당과의 입장차에 대해 "우리가 언제부터 바른정당의 결재를 받아 예산안을 통과시켰느냐"면서 "우리는 유승민 대표의 허락,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는 제3당"이라고 강조했고, 정 의원은 "허망한 숫자를 좇아 당을 분란으로 모는 일을 오늘부로 중단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평화개혁연대의 주축인 정동영 의원과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이(왼쪽부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새롬 기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평화개혁연대'의 주축인 정동영 의원과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이(왼쪽부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새롬 기자

◆"여러 목소리 듣겠다"...통합 기조 이어가는 安

안 대표는 봉변을 당한 직후 같은 시각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수권비전위원회가 주최하는 '촛불민주주의와 협치 세미나'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내 극심한 반발에 대해서 "선거 연대와 통합에 대해 각각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치열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사실상 통합에 대한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인삿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게 당연하고 하나의 방향이 잡혔을 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진정한 민주정당"이라며 "정당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중심을 잡고 외연을 확장해 수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심을 잡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의 목표는 외연을 확장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시도에 대해 거듭 '2등 정당' 이론을 폈다. 안 대표는 당내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통합시엔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민주당과 양자구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지방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 그 결과로 당선자 숫자와 상관없이 국민 지지율로 2등 정당이 될 수 있다고 굉장히 자신한다"면서 "그러면 그 힘을 가지고 다음 총선 때는 1당이 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다음 수권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대표는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전국 선거는 4자 구도를 치르면 어려기 때문에 3자 구도를 해야한다"며 "선거 연대와 통합에 대해 각각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치열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역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통합 추진을 위한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와 바른정당 김세연 원내대표 권한대행 겸 정책위의장·오신환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공식회의를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과 법안처리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조아라 기자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와 바른정당 김세연 원내대표 권한대행 겸 정책위의장·오신환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공식회의를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과 법안처리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조아라 기자

◆安-反安 극한대결 이어갈듯...당 내홍 걱정도

안 대표 측은 결심이 선 만큼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 수순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반대 토론회가 이른바 '적진'격인데 그 곳을 간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반대 목소리도 경청하고 설득했다는 명분을 쌓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번엔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안 대표는 오는 10일 목포와 광주를 잇따라 방문해 호남 지역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안 대표 측에 따르면 이번 일정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 필요성에 대해 호소할 계획이다.

반면 통합 반대파의 목소리도 거세다. 천 의원은 <더팩트>에 "연내에 평화개혁연대를 출범시킬 생각"이라며 "지금은 한 20명 가량인데 곧 우리당 의원들 모두가 참여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전했다.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격화되는 안 대표와 반대파 의원들의 갈등이 당 내홍으로 비춰지는 게 걱정이다.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들의 모임) 소속인 장정숙 의원은 "통합 논의나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 모두 멈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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