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민주당도 눈치보는 '문빠'…문자폭탄 받고도 '쉬쉬'
입력: 2017.12.07 04:00 / 수정: 2017.12.07 08:21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인 소위 문빠의 문자폭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호프 타임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임영무 기자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인 소위 '문빠'의 '문자폭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호프 타임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임영무 기자

안희정 지사, '소신발언' 탓에 '문빠' 댓글 공격 받아…참는 것만 할 수 있다?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견디면서 넘어가면 별 거 아니다. 지지자들을 화나게 하지 말라. 의원님만 힘드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인 일명 '문빠'에게 '문자폭탄'을 받았다는 한 여당 의원이 기자에게 토로한 말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당원수가 100만 명을 넘기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칫 잘못하다간 시쳇말로 '골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 마저 든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6일 "문 대통령을 지지하기 때문에 불편해 보이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초청강연에서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분야와 못하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하면 싸움을 붙이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안 지사는 문 대통령에 대한 '소신발언' 탓에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달 28일 한 강연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해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너가 왜 문제제기야'라고 하면 공론의 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가 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로부터 '적폐세력'이라는 공격을 받은 것.

이날 안 지사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다면 집에 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하겠다"면서 "어떤 이야기든 때가 되면 해야 하지만 지금은 같은 당의 같은 팀으로 문 대통령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힘을 모아드려야 한다"고 에둘러 열혈 지지자들의 처사를 비꼬았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9월18일 국회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의원실을 찾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조율을 한 뒤 방을 나서고 있다./이새롬 기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9월18일 국회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의원실을 찾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조율을 한 뒤 방을 나서고 있다./이새롬 기자

안 지사 뿐만 아니라 이날 새벽 통과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맹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정국에서 온전하지는 않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법인세 인상 등을 야당으로부터 방어해냈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는 여당의 협상력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야당과의 예산안 협상을 이끌었던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정부의 예산안이 협상 과정에서 깎이거나 좌초되자 "무능하다", "적폐세력" 등 글들이 올라왔다.

이 같은 문자폭탄에 대해 박 수석이 "이런 류의 문자가 의원들에게 더이상 그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 효과만 낳는다"며 "문 대통령께 결국 도움되지 않은 채 자기만족성 행위에 그친다"라고 회신한 것이 그대로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협상과는 무관한 이춘석 사무총장에게도 예산안 처리에 대한 항의 문자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 이 총장은 <더팩트>에 "나보다 우 원내대표와 박 수석이 더 많은 문자를 받았다. 내가 할 말은 없다"며 과도한 문자폭탄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에선 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이 곧 민주당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반발하기 보다는 감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문자폭탄'을 '문자행동'으로 부르자고 제안한 손혜원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지자들과 의원들) 모두 양보를 좀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나하나 대꾸하면 우리 당 지지자들과 싸우자는 얘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초선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당 의원들도 아는데 이런 식으로 문자를 받으면 허탈하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여기에 반발하다간 정말 '적폐청산'으로 찍히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 역시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다 감안해야 한다. 괜찮다"며 "나쁜 이야기도 있었지만 좋은 이야기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사실 그 문자를 다 보지 않았다"며 "신경쓸 겨를도 없었고"라고 전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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