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흥분한' 홍준표 "그럼 암덩어리님이라고 해야 하나?"
입력: 2017.12.05 16:08 / 수정: 2017.12.05 16:4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제공

[더팩트ㅣ세종대로=이원석 기자] "그런 식으로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은 주영진 앵커답지 않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주영진 SBS 앵커가 질문하자 내놓은 대답이다. 홍 대표는 1시간 30분 량 이어진 토론회에서 이렇듯 수차례 패널들의 질문을 격하하고 무성의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홍 대표의 이러한 태도에 패널들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토론회장의 공기는 계속되는 홍 대표와 패널들의 신경전을 인해 싸늘해지기도 했다.

홍 대표와 주 앵커 신경전의 발단은 '주사파'(主思派)에 대한 질문 때문이었다. 주 앵커는 홍 대표에게 "홍 대표가 정부·여당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친북좌파, 주사파라는 것 같다. 근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주사파란 김일성의 소위 주체사상을 지도이념과 행동지침으로 내세운 1980년대 중반부터 세력을 떨친 우리나라 운동권 학생들의 일파를 뜻한다.

홍 대표는 몇 초간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지금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주사파가 청와대 장악하고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그들이 주도하고 있지 않나. 그걸 주 앵커가 모른다고 하면 더 이상하다. 그렇지않나"라고 주 앵커를 향해 되물었다.

이에 주 앵커는 "홍 대표가 말하는 주사파 참모들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 경력이 있다. 홍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국민들이 주사파를 뽑았다는 논리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다시 물었다.

이 질문을 받은 홍 대표는 표정이 굳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즉각 "그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하는 억지 논리다. 그런 식으로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은 주 앵커답지 않다"며 "그럼 주사파를 주사파가 아니라고 하겠나"라고 따졌다.

주 앵커는 "제 질문의 요지는 옛날 주사파를 신봉했고 관련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국민 선택을 받았다면 사상 검증이 된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했고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반박에 나섰다.

홍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50%가 그 능력을 인정해 뽑았는데 알고 보니 아니었다. 주 앵커의 논리와 똑같다. 주사파 출신을 국민이 뽑았으니 사상검증 끝났다, 그런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을 격하하거나 무성의하게 답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을 격하하거나 무성의하게 답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자유한국당 제공

홍 대표는 또 다른 패널 고정애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의 질문에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고 차장은 홍 대표에게 "친박청산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당내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질문했고 홍 대표는 "그거는 내가 듣기가 좀 그렇다"며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내비쳤다.

홍 대표는 이어 "당대표가 될 때 국민들하고 한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고 차장이 장악력 운운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박제균 관훈클럽 총무는 이날 홍 대표의 답변 태도를 겨냥한 듯 쓴소리를 건넸다. 홍 대표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관련 질문에 "원내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박 총무는 "당의 최고어른인 당대표가 원내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코멘트하지 않으면 당 어른으로서 부족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헌법개정(개헌) 관련 질문에 홍 대표가 "전 개헌에 대해 의견이 없다. 전 국회의원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박 총무는 "제1야당 대표로서 성의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답변 태도를 인식한 듯 마무리 발언에서 수습에 나섰다. 그는 웃으면서 "오늘 공격적으로 안 하려고 했는데 우리 주 앵커가 좀.."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토론회에 와서 오늘 진땀을 빼고 간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한 '품격 논란'과 관련 "우리 당이 지금 품격을 논할 때냐"라면서 "내 말이 어디가 품격이 없는지 지적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가 친박계를 향해 '암·고름 덩어리'라고 발언한 것이 언급되자 홍 대표는 "그것들은 보통명사"라며 "그럼 암 덩어리님이라고 해야겠나"라고 꼬집었다.

lws2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