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분석] '러닝메이트'로 미리 본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입력: 2017.12.04 04:43 / 수정: 2017.12.04 04:43

오는 12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러닝메이트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임영무 기자
오는 12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러닝메이트'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오는 12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내대표 후보와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가 결과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계파'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러닝메이트를 누구로 선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러닝메이트란 선거에서 한 조가 된 입후보자 가운데 하위 후보자를 일컫는 용어로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원내대표 후보와 함께 출마하는 정책위의장 후보를 뜻한다.

현재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원내대표 후보만 놓고 봤을 땐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힘을 싣는 친홍 후보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친박 후보, 그리고 계파가 없는 '제3지대' 후보의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각 계파별로 이미 어느정도 후보자들도 확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친홍계에서는 서울 강서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친박계에선 경기 의정부시(을)을 지역구로 둔 4선의 홍문종 의원과, 부산 서구동구가 지역구인 4선 유기준 의원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에서는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데 우선 유력한 후보로는 경남 창원시·마산 합포구가 지역구인 5선의 이주영 의원이 있다. 또 경기 용인시병 4선 한선교 의원, 부산 사하구(을) 4선의 조경태 의원 등이 준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거론되는 의원들. 왼쪽부터 김성태·홍문종·유기준·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 /더팩트DB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거론되는 의원들. 왼쪽부터 김성태·홍문종·유기준·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 /더팩트DB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분류되는 계파로는 이번 경선의 승패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이유는 바로 '러닝메이트' 때문이다.

우선 러닝메이트를 누구로 선정하느냐는 해당 후보자의 계파색을 중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였던 최경환 의원은 비박계 김기현 전 의원(현 울산시장)과 함께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계파색이 뚜렷한 후보일수록 표가 한쪽에서만 몰릴 가능성이 높다.이번처럼 계파 경쟁이 뚜렷할수록 더욱 그렇다. 반면 만약 자신과 다른 계파의 러닝메이트를 정책위의장 후보로 결정할 경우 다양한 층의 지지를 받기 수월해진다.

실제 후보자들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언급되는 계파를 상당히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은 '나는 계파가 없다'고 부인하면서 위험요소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은 친박계를 견제하기 위해 제3지대에 위치한 '러닝메이트'를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친홍계의 표심 뿐만 아니라 계파가 없는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도 얻어갈 수 있다. 반대로 친박계와 제3지대 후보도 마찬가지다. 친박계 홍문종, 유기준 의원, 계파가 없는 이주영 의원 등은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강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그 후보의 반대 계파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조금 더 복잡하게 볼 수도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계파색으로 따져봤을 때 제3지대 이주영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이 의원이 중립지대에 속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친박계와도 가까워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친홍계는 아니면서 김성태 의원을 견제할 수 있는 '비박계' 러닝메이트를 선정할 수 있다면 매우 강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계파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계파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계파도 중요하지만 후보들이 러닝메이트를 정할 때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지역구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중도'로 분류되고 영남, 호남 등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지지가 갈린다.

따라서 후보들은 이 부분에서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다른 지역 의원 중 러닝메이트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 출신의 유기준, 조경태 의원 등은 수도권에서 러닝메이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적으로 '중도'에 있는 의원과 출마해 지역색을 벗기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반대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김성태·홍문종 의원 등은 영남 출신의 러닝메이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지역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계파든 지역이든 정확하게 자신의 색을 갖고 있는 의원들은 몇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다만 어디랑 더 가깝고하는 등의 요소도 있기 때문에 러닝메이트 선정은 매우 중요한 승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이 러닝메이트를 쉽게 정하지 못하는 것도 신경전이란 소리가 있다"라며 "그만큼 이번 경선에선 러닝메이트가 중요하단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니란 것"이라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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