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국민의당 통합론, 초선끼리도 입장 다른 이유는
입력: 2017.12.03 04:51 / 수정: 2017.12.03 04:5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과 관련, 국민의당 내에서 비교적 목소리 내기를 꺼려왔던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으로 입장표명이 갈리고 있다. 비교적 안철수 대표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초선들도 현재 자신의 위치 등을 고려해 각자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

국민의당 내 초선의원들이 수는 압도적이다. 40석 가운데 초선의원은 절반이 넘는다. 이들은 당초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논의에 대해 입장을 보류하거나 선거연대까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이를 둘러싸고 호남계 중진의원들과 안 대표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자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일단 호남을 중심으로 지역구를 둔 초선의원들은 통합에 부정적으로, 더 이상의 당내 분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엔 찬성했지만 보수야당이라는 점과 햇볕정책과 호남 등을 배격하는 등의 발언이 나온 바른정당과는 같이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안 대표와 호남계 중진의원들 간의 설전 또한 당을 분란시키는 행위로 규정, 이를 봉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결성된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 모임이 바로 그 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초선의원인 김경진, 김광수, 윤영일, 이용주, 이용호, 정인화, 최경환 의원 등은 "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를 둘러싸고 당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이고 있다"면서 "통합을 추진하려는 어떤 시도도 중단하라"고 밝혔다.

특히 원내지도부 가운데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까지 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주목받았다.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 자격으로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협의체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통합을 위한 매개기구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안철수 대표 체제에서 수석 대변인을 맡아왔던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 역시 최근 대변인직을 내려놨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손 의원은 안 대표와의 불화나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는 나오고 있진 않지만, 지역구 민심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계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안철수계 지역구 의원들은 송기석 의원과 손 의원이지 않느냐"며 "하지만 지역 목소리도 많을 것이다. 당장 지역지만 보더라도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9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핵 관련 긴급 성명 발표를 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를 통해 밝혔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9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핵 관련 긴급 성명 발표를 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를 통해 밝혔다. /이새롬 기자

반면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거나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정책 및 선거연대를 찬성하거나 통합론에 찬성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당의 중심이 호남중심에서 전국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영호남의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구당초가 결성된 같은 날 대전에선 바른정당 의원들과 국민의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열렸다. 대전은 국민의당이 창당을 한 지역으로, 양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대전·세종·충남지역 당협위원장들까지 모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최명길 의원(서울 송파구을)은 최근 가장 통합 논의에 적극적인 인사로 꼽힌다. 호남 중진의원들에게 맞서는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최근 안 대표의 독일·이스라엘 방문에 동행하는 등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의원은 지난 달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이라는 게 좀 더 몸집을 키워서 세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지 않느냐"며 "그것을 바탕으로 가능하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서로 선거연대를 해서 이것을 치러보면 어떻겠느냐는 논의도 시작해보자.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합이 더 효율적이었구나,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면 그리 가는 것"이라며 연대에 찬성했다.

이 외에 연대 및 통합논의에 긍정적인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비례대표들이 많다. 이동섭·이태규·김수민·채이배·오세정·신용현·최도자 의원은 대부분 연대 및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

최도자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우리당이 '호남당'으로 불리지 않았느냐. 바른정당과 연대를 한다면 영호남의 통합 차원에서도 볼 수 있고 상당히 좋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찬성했었다"라면서 "지금은 (찬성과 반대) 양측이 서로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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