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계파 갈등 없다' 호언 홍준표, 당 내홍 '중심축'
입력: 2017.11.29 16:28 / 수정: 2017.11.29 16:28

12월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엔 홍준표 대표가 섰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12월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엔 홍준표 대표가 섰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당내 계파 갈등 없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내홍의 중심에 섰다. 친박(親 박근혜)계 뿐만 아니라 중도로 분류되는 비박·비홍(非 홍준표)계 의원들도 최근 공개적으로 홍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홍 대표도 정면으로 맞서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달 초 홍 대표는 "우리당에 계파는 이제 없어졌다. 더 이상 계파활동은 당원과 국민들이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친박청산' 문제로 친박계와 심한 갈등을 겪던 상황에서 홍 대표가 이 같이 선언한 것은 당내 화합에 주력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최근 12월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다시 당내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친홍, 친박, 중도(비박·비홍) 3파전으로 흘러가면서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그 중심엔 홍 대표가 섰다.

갈등의 포문은 홍 대표가 열었다. 홍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친박계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친박계를 겨냥해 "최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사당화 운운 떠들면서 또 다시 계파부활을 시도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어 한마디 한다"며 "박근혜 사당 밑에서 고위 공직하고 당 요직 다 차지하면서 전횡하던 사람들과, 아무런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홍준표 사당화 운운하다니 가소롭기 그지없다"라고 일갈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친박계를 고름·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은 악수하는 김태흠 한국당 의원과 홍준표 대표. /국회=이새롬 기자
홍준표 대표는 최근 친박계를 '고름·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은 악수하는 김태흠 한국당 의원과 홍준표 대표. /국회=이새롬 기자

홍 대표의 비판에 대해 친박계도 맞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홍 대표를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동안 홍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원내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계파를 없앤다면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말씀을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장에서 홍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으나 같은 날 오후 당 홍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또다시 친박계를 향해 "고름, 암 덩어리를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우리는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고름, 암 덩어리'라는 강도 높은 단어를 사용하면서까지 거듭 친박계 압박에 나선 것이었다.

홍 대표의 '막말'에 중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싸움에 가세했다. 전날(28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은 "모른 척하고 넘기기에는 홍 대표의 언사가 도를 넘은 지 오래"라며 "바퀴벌레로 시작해 암 덩어리, 고름이란 막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SNS를 통해 "원내대표 선거 초반부터 홍대표는 겁박과 막말로 줄세우기에 여념없다. 지금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다"라며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등돌리게 하는 막말을 더이상은 인내하기 어렵다"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에 중도 의원들도 홍 대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새롬 기자
홍준표 대표의 '막말'에 중도 의원들도 홍 대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새롬 기자

이주영 의원도 이날(29일) SNS에서 홍 대표를 향해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며 "대표의 이런 가벼운 처신이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신가"라고 꼬집었다. 이는 전날 홍 대표가 자신의 개명 이야기에 대해 밝히면서 이 의원을 견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홍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이 의원이 홍 대표의 개명을 권유했다'는 소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중도 의원들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장제원 의원은 한 의원이 출마 선언에서 '(장제원) 수석대변인까지 복당파로 임명해 복당파와 홍 대표 간에 손익계산이 끝난 듯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며 수석대변인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 의원을 겨냥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가 뛴다는 옛 속담이 어울리는 기자회견 잘 보았다"라며 "정치판에 들어와 아무런 존재감도 없이 스캔들이나 일으키며 허송세월을 보내더니 심심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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