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김정숙 여사의 '곶감'과 두 가지 '시선'
입력: 2017.11.29 04:00 / 수정: 2017.11.29 04:00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일 관저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손질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일 관저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손질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곶감이 늦가을에 된서리를 맞았다. 김정숙 여사표 곶감 얘기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김 여사가 청와대 감나무에서 딴 감을 깎아 손수 말린 곶감을 미혼모에게 선물한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 인스타그램엔 김 여사가 감을 손질하는 장면과, 말린 곶감 사진도 올라왔다 .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중심으로 영부인의 소탈한 모습과 따뜻한 마음에 호평이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에 '잡음'이 불거졌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리할 일이 없습니까"라며 "사진 말고 영상을 공개하라"고 비판했다. 이전에도 류 최고위원은 경북 포항 지진에 대해 "문 정부에 대한 하늘의 준엄한 경고"란 발언으로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류 최고위원의 지적과 맞물려 일각에선 '영부인 상(像)'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전통적 성 역할에 묶여 아내와 주부로서 '내조'만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5월 여야 원내대표단과 첫 회담을 가질 때, 김 여사는 인삼정과를,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엔 다식을 손수 만들어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또 9월 미국 뉴욕 순방때는 동포들을 위해 간장게장을 담가 전용기로 실어 날랐다. 곶감은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차담회 테이블에 오르기도 했다.

여성계 관계자는 2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발랄하고 유쾌하고 친근하고 소탈한' 김 여사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지지를 하는 건 사실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일선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겠지만, 아무래도 지금 모습이 '일하는 여성'에 대한 관심보다 가정의 여성, 돌봄의 여성 쪽 역할이 부각돼서 아쉬운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박 8일간의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문병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박 8일간의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문병희 기자

우려는 곧 '기대'이기도 하다. 김 여사는 취임 직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서 볼 수 없던 '친근한 면모'를 보이며 기존 영부인 상의 통념을 깨왔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아내이기 이전에 한 명의 '여성 리더'로서 많은 여성들을 대변하고, 롤 모델이 되길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다른 여성계 관계자는 "아직은 출범 초기이다 보니 세월호라든지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미처 손길이 닿지 못한 곳에 대한 우선적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 보고, 앞으로는 '일하는 여성'과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필요로 한 부분에 관심을 높이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청와대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어떤 방향으로 해석을 하느냐는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김 여사께서 문 대통령과 순방 일정을 동행하며 동포들을 만나는 등 여러 일을 했었던 점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최고위원과 관련해선 "고민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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